대대적 사옥 리모델링…복합문화공간 지향고령화 시대 맞아 자산승계 서비스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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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증권이 지난해 각자대표 체제로 거듭난 뒤 ‘변신’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 1조1516억원으로 증권업계 11위권의 중견 증권사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오너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다. 신영증권은 1971년 원국희 회장이 인수한 뒤 2005년 장남 원종석 당시 부회장을 사장으로 임명하며 공식적인 ‘오너 2세’ 체제가 됐다.

    원 부회장이 단독으로 경영권을 유지해 오던 신영증권은 지난해 7월 신요환 사장을 임명, 각자대표 체제로 변신을 꾀했다.

    신 사장은 1988년 신영증권 기획조사부로 입사한 뒤 30년 넘게 근무해 온 정통 ‘신영맨’이다. 영업·인사·재무 분야를 두루 거쳐 2004년 이사로 승진했으며 파생상품본부장, 개인고객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14년부터 총괄부사장직을 맡았다.

    기존 원 사장은 대표이사 부회장직을, 신 사장은 사업총괄과 최고운영책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금투업계에서는 신영증권이 업계의 변화 속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먹거리 찾기’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신영증권은 1년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로에 위치한 사옥 개조 공사를 마치고 이달 신사옥을 오픈했다.

    이번에 오픈한 신사옥은 ‘여의도의 복합문화공간’을 모토로 지어졌다. 당초 대신증권과 사옥을 나눠썼던 신영증권은 대신증권의 사옥 이전으로 건물 전체를 자사 사옥으로 리뉴얼했다.

    사옥은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다. 지상 8층~10층까지는 임대 사무 공간으로 자산운용사 등이 입점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지상 1~2층에는 대형서점 ‘반디앤루니스’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금융사가 다수 포진한 여의도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경제‧경영 관련 서적을 주로 진열하며 신영증권이 추구하는 ‘가치투자’ 관련 서적 코너도 준비했다.

    이와 함께 서점 내에는 70석 규모의 공연 시설을 마련해 여의도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클래식 공연 등을 수시 진행한다. 지하에는 의류, 잡화 매장을 비롯해 유명 맛집 등이 대거 입점했다.

    이미 여의도에는 IFC몰에 대형서점인 영풍문고가 있어 자칫 방문객이 분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으나, ‘문화공간’으로서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인구가 많을수록 부동산 가치가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증권사들도 사무공간 외 문화시설, 식당가 등 입점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규사업도 벌이고 있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1월부터 자산승계 관리 서비스인 ‘패밀리 헤리티지’를 출시했다. 먼저 종합자산관리로 고객 생애주기에 맞춰 자금을 운용해준 뒤 자산승계 서비스로 유언대용 신탁, 이익증여 신탁 등 사후 상속 및 증여를 대행한다.

    자산승계 서비스는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이나 아직 국내에서는 낯선 개념이었다. 그러나 최근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국내 금투업계에서도 점차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이를 위해 담당 부서의 인력을 보강,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한편, 신영증권의 실적 또한 꾸준히 호조를 보여 왔다. 지난해 신영증권은 증시 호황 등의 요인으로 순이익 794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9% 늘어나 8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