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내정자와 화합, 박 전 회장 그림자 걷어내기 '관건'김 내정자 "정도 경영으로 신뢰도 회복…조직 안정화 주력"
  • ▲ 김경룡 차기 대구은행장 내정자. ⓒ대구은행
    ▲ 김경룡 차기 대구은행장 내정자. ⓒ대구은행
    각종 비리 문제로 사퇴한 박인규 전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 뒤를 이을 수장이 모두 정해졌다.

DGB금융 창립 이후 처음으로 회장과 은행장 분리 진용을 갖춘 만큼 어떤 호흡을 맞출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18일 최종 후보 2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후 김경룡 DGB금융 회장 직무대행을 차기 은행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경룡 내정자가 가장 먼저 공을 들여야 할 부분은 내부 분위기 수습과 조직 안정화다. 

이는 DGB금융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김태오 내정자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중대한 과제 중의 하나다.

지난해부터 연달아 터진 비자금 조성 의혹. 직원 성추행 파문, 은행권 채용비리에 더해 대구은행 임원들의 수성구청 펀드 투자 손실금 보전 사건까지 악재로 추락한 조직을 일으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각종 사건사고로 인해 바닥에 떨어진 직원 사기 진작과 고객 및 지역사회 신뢰도를 되찾는 것도 급선무다.

이날 김경룡 내정자는 임추위 결정 직후 "기본과 원칙에 입각한 정도 경영으로 직원, 고객,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임직원들과 호흡을 같이 하면서 조직 안정화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중의 핵심은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면서 생긴 제왕적 지배구조 지적을 탈피하기 위해 분리 선임을 강행한 만큼 김태오 내정자와 손발을 맞춰가는 것이다. 두 수장이 얼만큼의 소통과 화합, 균형을 맞추느냐에 따라 조직 쇄신의 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은행의 지주 이익 기여도가 90%를 넘고, 타 지주사보다 은행 의존도가 막강한 만큼 적절한 역할 분배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있다.

박 전 회장의 그늘을 걷어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김경룡 내정자는 박 전 회장과 함께 대구상고-영남대 출신으로 박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면서 '박인규 라인' 꼬리표 탓에 후보자 검증에 대한 불편한 시선도 존재한다. 또한 대구은행 채용비리 의혹 시비에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부정할 여지가 없다. 40년째 대구은행에 몸담아온 오랜 경험과 금융업 전반에 걸친 뛰어난 능력으로 직무대행까지 맡아왔다.

영업 현장뿐만 아니라 자금, 총무, 마케팅, 기획 등 경영관리 업무 전반을 이끌면서 대구은행 조직과 지역금융에 대한 이해력, 관리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소통의 리더십과 탁월한 업무 추진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13년을 넘게 고객과 직원들에게 매주 'Weekly paper'로 금융 지식과 지역사회 소식을 전하며 감성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김경룡 내정자는 1979년에 입행해 구미영업부장, 경산영업부장,  변화혁신추진단장, 경북본부장을 지냈다. 이후 2015년 DGB금융 준법감시인, DGB경제연구소장을 거쳐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지주 부사장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해 전략경영본부 및 DGB경제연구소를 이끌었다. 

김경룡 내정자는 "새로운 금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신경영체제 및 디지털 혁신, 지역을 넘어서는 국내외 네트워크 확대 등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은행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