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항소심서 “정부 요청에 자금 출연” 주장최순실, 신 회장 옹호… “롯데는 국가 스포츠 육성 위해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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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기업 현안의 해결을 위해 청와대에 부정청탁을 했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K스포츠재단 등에 자금을 출연한 것은 평창동계올림픽 후원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려 했다는 것.
25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김문석)는 이날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국정농단 항소심에 신동빈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청와대에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된 편의를 얻기 위해 K스포츠재단 등에 지원했다는 전제 하에 신문을 진행했다.
검찰은 롯데가 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면세점 특허를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에게 지난 2016년 3월 11일 안종범 전 수석을 만나 특허 재취득에 관해 논의했는지 캐물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안종범 전 수석을 만난 것은 경영권 분쟁으로 실추된 롯데의 대외 이미지를 개선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롯데 내부에서 작성된 문건을 증거로 제시하며, 신동빈 회장이 청와대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청탁을 했다는 취지로 신문을 이어갔다. 특히 같은해 3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시 면세점 관련 내용이 언급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안부를 물었고, 국가 스포츠 육성사업 전반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면세점 특허 재취득과 관련해 K스포츠재단을 특정해 자금을 출연해달라는 요청은 없었다는 것.
신동빈 회장은 “롯데는 예산 내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이나 스포츠 지원을 처리하고 있었다”며 “주요 기업과 마찬가지로 전체 매출의 0.25%를 사회공헌활동에 집행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스포츠재단을 지원한 것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 했던 것”이라며 “평창동계올림픽에 600억원을 후원한 것과 대한스키협회에 매년 20억~30억원을 지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선의’에서 진행된 사회공헌활동이 구속수감의 단초가 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어느 기업이나 현안은 존재한다. 51년된 롯데도 현안이 없던 시기는 단 한번도 없다”며 “향후 진행될 사회공헌활동도 문제의 소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신동빈 회장의 증인신문 막바지 최순실은 재판부에 변론 기회를 요청했다. 최씨는 신동빈 회장에게 “나 때문에 여기까지 오게 돼 미안하다”며 “롯데는 국가 스포츠 육성을 위해 자금지원을 했는데, 신동빈 회장이 왜 기소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