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매출 40조원 이상 목표 '불투명' 신용등급, 긍정적 검토서 안정적으로 변경
  • ▲ 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운반선(PCTC). ⓒ현대글로비스
    ▲ 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운반선(PCTC). ⓒ현대글로비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안이 좌초되면서 분할 합병의 대상이었던 현대글로비스의 향후 중장기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가 중장기 전략으로 내세운 모빌리티 서비스 '글로벌 No.1 프로젝트'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계획 잠정 중단과 함께 유보 상태가 됐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핵심 사업인 모듈·AS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로 넘기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식교환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이견 등을 이유로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을 철회했다.

    현대차그룹의 분할·합병 계획 무산으로 현대글로비스의 중장기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대글로비스가 지난달 내놓은 청사진은 현대모비스의 모듈·AS 사업을 합병한다는 전제 하에 설정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27일 모빌리티·스마트 물류 등과 같은 미래 성장 동력을 발판으로 삼아 2025년까지 회사 매출을 40조원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물류, 해운, 유통(KD·트레이딩·중고차 사업 포함) 등으로 나뉜 3대 사업 본부를 ▲종합물류사업 ▲해운사업 ▲모듈사업 ▲A/S사업 ▲미래 신사업 등의 5대 사업군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래 신사업 부문에서 카셰어링(시간 단위 차량 대여 사업)으로 대표되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적극 추진해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톱 수준의 경쟁력을 갖겠다는 포부였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당시 발표한 중장기 전략 내용은 합병 이후 모듈·AS 사업 부문을 현대모비스에서 가져와야 가능했다"며 "합병 자체가 연기된 상태이기 때문에 당시 발표했던 내용은 당분간 홀딩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의 신용등급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의 신용등급은 지난 23일자로 '긍정적 검토(AA)'에서 '안정적(AA)'으로 변경됐다.

    당초 한국기업평가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모비스와의 분할·합병으로 사업 수익성과 재무역량이 강화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이번에 분할·합병계약이 해제됨에 따라 등급감시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글로비스가 추진하는 중장기 전략이 당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모듈·AS 사업 부문을 받는 것을 전제로 세운 계획이다 보니 현대글로비스 입장에서 걱정을 안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안을 재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논란이 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비율을 재조정하거나 인적분할 뒤 상장을 거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합병은 유보됐지만, 지금 현재로서도 회사의 성장성과 향후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며 "기존에 발표했던 전략이 수정되기 보다는 분할·합병 연기로 인한 유보로 보면 된다. 추후 다시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