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부터 오는 5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주요 제약사들이 항암제 임상결과를 잇따라 공개하면서 해외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행사는 항암제 분야 세계 최대 학회로 꼽히는 만큼 임상결과 발표를 통해 신약 가치를 부각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킬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한미약품, 유한양행, 삼성바이오에피스, 보령제약, 제일약품, 신라젠 등이 항암제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미국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이 지난 2015년과 2012년에 기술이전한 '포지오티닙'과 '롤론티스'에 대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포지오티닙은 EGFR 또는 HER2 엑손(Exon)20 돌연변이가 발생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2상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롤론티스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페그필그라스팀과의 비열등성을 비교, 입증한 임상3상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특히 포지오티닙은 비소세포폐암을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었지만 이번 임상결과를 통해 유방암 등의 다른 암치료제로도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임상결과에서 포지오티닙은 EGFR(암세포의 성장·분화 및 생존에 대한 신호전달 경로의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수용체), HER-2 엑손20 유전자가 변이된 두 가지 유형 모두에서의 난치성 암 치료 효과를 보였다.
HER-2는 신호전달을 통해 세포 성장 및 증식에 관여하는 단백질이다. HER-2 과잉 발현은 유방암의 나쁜 예후 인자로 알려져 있다.
한미약품은 2016년 해당 행사에서 표적항암제 'HM95573'의 임상결과 발표 이후 같은해 9월 로슈 자회사인 제넨텍에 기술수출했다는 점에서 올해도 기술이전 성과를 이룰지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신약물질 'YH25448'의 임상 1·2상 중간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이번 발표내용은 지난해부터 세브란스병원에서 실시했던 임상결과이며, 올해 안에 임상 2상이 완료될 예정이다.
YH25448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EGFR 변이 및 T790M 저항성 변이를 타깃으로 하며 특히 이번 임상결과를 통해 뇌전이가 발생한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3세대 치료제 가운데 혁신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유방암 치료제 'SB3(한국 제품명: 삼페넷)'의 투약 완료 후 1년 추적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임상결과는 SB3와 오리지널인 허셉틴의 비교 임상결과다. 치료 후 24개월 시점에 측정한 결과, 일정기간 심각한 부작용·암재발 또는 전이·사망 등이 일어나지 않는 무사건 생존율은 SB3 96.7%, 허셉틴 94.3%, 치료 시작 후 일정기간이 지나 몇명이 생존하는지를 측정하는 전체 생존율은 SB3 100%, 허셉틴 99.4%였다.
신라젠은 이번 행사에서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 중인 항암바이러스 '펙사벡'과 차세대 항암바이러스 'JX-970'의 공동연구 확대 및 상업화 협력사를 찾기 위해 면역항암제를 갖고 있거나 개발 중인 대형 제약사에 한해서 회의를 진행한다. 고형암 환자에게 펙사벡을 선행요법으로 사용한 임상 1상 결과 안전성과 높은 내약성을 보였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11월 스페인 제약사로부터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한 난소암치료제 '잽시르'의 임상결과를 소개했다.
잽시르는 항암화학요법에 불응하는 난소암 환자를 치료 목표로 개발 중인 항암제다. 현재 백금 저항성 난소암 및 소세포 폐암에 대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며, 전이성 유방암 등 다른 암종에 대한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제일약품은 지난해 일본 제약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트리플로시딘·티피라실 경구 복합제(제품명: 론서프)의 임상결과를 공개했다.
론서프는 현재 일본과 미국, 유럽, 호주, 아르헨티나, 레바논 등에서 표준 화학요법에 불응성 또는 내약성이 있는 전이성 대장암 치료제로 허가돼 있다. 전이성 대장암 800명 대상의 임상3상 결과 생존기간 개선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이밖에도 보건복지부 지정 신약연구개발 정보관리 전문기관 및 임상시험 인프라 조성사업 수행기관인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는 국내 주요 병원과 항암 임상시험 연구자, 제약기업 및 유관기관들로 구성된 사절단을 이끌고 참가했다.서울대학교병원 임상시험센터, 알테오젠 등 국내 임상시험센터와 제약바이오 관련기업, 국내 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관) 등 총 20개사가 사절단으로 참여했다.
사절단은 한국관 공동부스를 활용해 한국 항암제 임상시험 및 연구개발 역량 홍보에 나선다. 해외 기업들과의 1대 1 비즈니스 파트너링 미팅 및 네트워크 확대의 기회를 가질 계획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임상결과를 발표하는 학회의 경우 신약개발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벤트라 할 수 있다"며 "제약바이오 섹터를 억누르고 있었던 불확실성 해소와 ASCO 학회를 기점으로 반등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