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회사에 대한 평가 엇갈려, 중공업부문 부진사업회사 지배력 공고히 하기 위해 '실적' 중요
  •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효성
    ▲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효성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향후 '뉴 효성'이 정상궤도에 조기 안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완전한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현물출자 및 유상증자 등의 과정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실적을 회복하고 주가 반등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 6월 1일자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완료하고, 오는 13일 신설되는 분할회사들을 신주 상장할 예정이다.

    우선 법적 절차를 잘 마무리하면서 첫 단추는 잘 채웠다는 평가다. 다만, 사업회사 상장 이후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가에 영향이 있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서 효성은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주회사인 ㈜효성과 사업회사인 효성티앤씨(섬유·무역), 효성중공업(중공업·건설),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효성화학(화학) 등 5개사로 분할했다.

    조 회장은 분할된 4개의 사업회사를 오너 일가가 직접 경영하기 보다는 각각의 전문 경영인들에게 맡기고 독립경영과 책임경영을 주문하고 있다. 직접적으로 사업회사에 관여하지 않고 한 발짝 물러나겠다는 방침이다. 

    대신 본인은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신사업 육성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지주회사인 ㈜효성과 신설된 사업회사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투명한 경영활동에 집중하겠다"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 효성 마포 사옥. ⓒ효성
    ▲ 효성 마포 사옥. ⓒ효성
    ◆각 사업별 시장 평가는?… 2분기 이후 개선 전망

    효성의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에도 시장에서는 신설회사 상장을 앞두고 각 사업 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분할 후 독립적으로 각각의 법인들이 온전한 가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상대적으로 부진한 사업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는 분석이다.

    일례로 현대중공업 분할 당시 존속 및 신설된 4개 상장사의 주가도 희비가 엇갈렸다. 분할 이후 현대중공업과 현대일렉트릭은 각각 14.2%, 18.8% 떨어진 반면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로보틱스는 각각 50.8%, 8.1% 상승했다.

    효성은 섬유부문과 중공업, 사업자재부문 부진이 이어지면서 향후 가치 평가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공업부문은 지난해 정부의 탈원전 정책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 654억원을 내며 전년보다 65.4%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공업 부문의 실적 변동성을 최근 업황이 호전되고 있는 건설이 만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할 후 중공업 가치는 9000억원 내외이며, 2분기 이후 중공업 부문의 실적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상증자에서도 주가 중요… "실적 회복이 답"

    지주사 전환을 잘 마무리짓기 위해 효성한테 지금 중요한 것은 실적 회복이다. 향후 유상증자 과정에서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사업회사의 주가가 높아야 유리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을 포함한 오너일가는 연내 유상증자로 사업회사의 지분을 확대하고 이를 지주사에 출자, 신주를 받고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인적분할을 통해 총수 일가가 각 독립법인의 지분을 확보하고 지주회사의 요건을 갖추게 되는 과정이다.

    이때 사업회사의 주가가 높고 투자회사가 상대적으로 낮으면 오너일가가 한 주를 넘기고 한 주 이상을 받아올 수 있다. 사업회사의 주식을 더 많이 받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지배력도 높아지게 된다. 회사 입장에서 사업회사 실적을 신경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입장에서 유상증자 시 사업회사 가치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되길 바랄 것"이라며 "주가를 움직이는 건 지배구조 변화보다 실적이다. 실적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