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측 상고이유서 접수… 법리다툼 막 올라'盧 비자금' 행방 쟁점… 변호인단 결 다른 전략지분상속 전문 율촌 vs 대법관 인맥 최재형 배수진
-
최태원 SK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상고심에 기라성 같은 전관들이 진을 쳤다. 최 회장은 재벌가 이혼소송 경력이 있는 변호진을 구성한 반면, 노 관장 측은 대법원장과 친분이 깊은 인사를 앞세우는 등 양 측 모두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대법원에 약 500쪽 분량의 상고이유서를 제출했다. 반면 노 관장 측은 2심 재판 결과에 승복하고 상고를 포기했다.최 회장 측이 제출한 상고이유서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최종현 SK 선대 회장 쪽으로 흘러들어갔다고 판단한 2심 재판 결과를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옥숙 여사가 1991년 이후 보관했다고 주장하는 불과 2쪽에 불과한 메모의 진위를 사실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이와 함께 SK C&C 전신인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를 주당 100원으로 계산했다가 최 회장의 반박에 1000원으로 사후 경정한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1조3808억원이 걸린 최종심인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지만, 쟁점이 광범위하진 않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최 전 선대회장으로 흘러갔다는 물증의 증거 여부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양 측 변호인단이 어떤 전략을 펼칠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세기의 이혼 판결로 관심이 모이면서 양 측의 변호인단 진용은 소위 '별들의 전쟁'이다.최 회장 측은 한때 대법관 후보로 거론된 홍승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사법연수원 18기인 홍 변호사는 지난 2월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퇴직했다. 여기에 법무법인 율촌 소속인 이재근(연수원 28기), 민철기(29기), 김성우(31기) 변호사를 추가 선임했다.율촌은 2015년 롯데그룹 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한정후견개시 사건을 담당했다. 또 LG그룹 상속분쟁에도 역할을 한 재벌가 상속 재판에 경험을 갖추고 있다. 회사 지분을 포함한 상속 문제에 정통한 변호단인을 꾸려 최태원-노소영 부부 재산 형성 기여도를 분명히 구분짓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노 관장 측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최재형(13기) 전 국민의힘 의원을 앞세웠다. 감사원장 출신인 최 전 의원은 조 대법원장과는 학교 동문으로 30여년간 각별한 사이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퇴임 후 교수로 재직하던 2021년 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 참여한 최 전 의원에게 100만원을 후원하기도 했다.최 전 의원도 대법원장 청문회가 열릴 때 이례적으로 SNS를 통해 "최적의 후보자"라고 추켜 세웠다.일각에선 최 회장의 이혼 소송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자칫 사적 인연이 상고심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 전 의원은 노 관장 대리인단 합류 사실과 관련해 기자들에 배포한 자료에서 "노 관장이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사실을 잘 알 수 있었다"며 "법적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도록 돕는 것이 건강한 사회 기본 질서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법조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가사 재판의 상고심은 심리불속행으로 진행될 사례가 많았지만 이번 재판은 사회적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전원합의체에 회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이럴 경우 대법원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