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앞두고 반사 이익이용자 733만 돌파… 티메프 이탈자 흡수"위메프 기프티콘 정상 사용"… 호응'자회사 정리' 한명진 사장 시험대
  • ▲ SK서린빌딩ⓒ뉴데일리DB
    ▲ SK서린빌딩ⓒ뉴데일리DB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 재편 구조가 형성되면서 11번가를 보유한 SK스퀘어의 리밸런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11번가로 유의미한 이용자 수가 전이되는 등 국내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진 이커머스 업체들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6일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11번가 이용자 수는 733만965명으로 전보다 2.9% 늘었다. 같은 기간 티몬과 위메프 이용자 수가 각각 0.6%, 7.7% 빠진 것과 대비된다. 신세계 그룹에서 경영권을 가진 G마켓 이용자 수는 4.7% 증가한 520만3992명이었다.

    이는 티메프 사태 여파로 11번가와 G마켓이 해당 플랫폼 이용자를 흡수하며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11번가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11번가는 위메프를 통해 판매한 자체 발행 기프티콘들을 소비자들이 정상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번 조치로 10억원 가량의 손실이 예상됨에도 소비자 신뢰를 우선하겠는 방침이다.

    티메프에서 이탈하는 셀러들도 오픈마켓 형태인 11번가로 옮겨올 가능성도 있다. 11번가는 소비자 구매부터 셀러 정산까지 1~2일 내 가능한 시스템으로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겪은 셀러들에게는 매력적인 판매 구조다. 실제로 티메프 사태 전후로 11번가에 5~10% 가량의 신규 셀러가 유입된 것으로 알려진다.

    11번가는 쿠팡, 네이버쇼핑, SSG·G마켓에 이어 국내 4위 이커머스 업체다. 하지만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밀려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 적자를 내고 있다. 만약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면 몇년째 벼려온 매각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11번가 매각은 SK그룹의 투자전문중간지주 SK스퀘어의 리밸런싱 1순위로 꼽힌다. 현재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와 매각을 타진 중인데 이견을 보였던 매각가에 대한 간극이 좁혀진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지분 18.2%를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관건이다.

    매수자인 오아시스 입장에서도 11번가를 인수하면 연매출 1조원이 넘는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이 가능해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SK그룹은 지난달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인 한명진 사장에게 SK스퀘어 지휘봉을 맡기고 본격적인 자회사 정리 작업을 일임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도체, 배터리를 위시한 AI 사업 중심으로 리밸런싱하는 SK그룹에게 무엇보다 시급한 건 실탄(자금)"이라며 "한명진 사장이 자회사 매각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설득해 나가느냐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