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 해마다 2000억~5000억씩 배당이노 합병시 SK㈜ 다른 재원 찾아야투자전문 지주회사 포지션… 투자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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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으로 SK㈜의 배당금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그간 SK E&S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해마다 수천억원씩의 수익을 올려주는 핵심 배당원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SK㈜가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 등의 배당을 늘려 곳간을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 E&S는 최근 3년간 1조가 넘는 금액을 SK㈜에 배당했다. SK㈜는 SK E&S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는 모회사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1년 2610억원, 2022년 4816억원, 2023년 3486억원이다. SK E&S는 가스전 개발부터 발전소 운영까지, 액화천연가스(LNG) 밸류체인 전반을 담당해왔다. 꾸준한 호실적에 힘입어 배당금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7조9559억원이었던 SK E&S의 매출액은 지난해 11조1671억원으로 3년 새 40.3%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241억원에서 1조3317억원으로 83.9% 증가했다. 해당 기간 배당과 직결되는 이익잉여금 또한 1조7900억원에서 2조5399억원으로 약 41.9% 확대됐다. 

    SK E&S의 배당금 규모는 SK㈜ 여타 자회사들과 비교해도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SK㈜의 연간 배당수익은 2021년 7446억원에서 2022년 1조388억원, 지난해 1조4000억원 이었다. 이 기간 전체 배당수익서 SK E&S의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35.1%, 46.4%, 24.9%다. 즉, SK E&S는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SK㈜의 배당금을 담당해온 캐쉬카우(현금 창출원)였던 셈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결정되면서 SK㈜는 예전과 같은 수준의 배당금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양사의 합병이 적자에 허덕이는 이차전지 계열사 SK온을 살리기 위한 목적인 만큼 SK E&S의 현금이 SK온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서다. 

    그러나 SK㈜ 또한 배당 재원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SK㈜는 투자전문 지주회사 포지션으로 각종 신사업 투자와 자회사들의 지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SK㈜가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을 종전 36.2%에서 55.9%로, SK에코플랜트 지분율을 41.8%에서 62.1%로 확대하며 그룹 차원의 지원의지를 확고히했다. 여기에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금도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SK㈜이 다른 자회사들의 배당 규모를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E&S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되는 계열사로는 우선 SK하이닉스가 꼽힌다. SK㈜는 투자회사인 SK스퀘어를 통해 SK하이닉스 지분을 간접 보유하고 있다.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 지분 20.07%를 보유하고 SK㈜가 SK스퀘어 지분 30.55%를 보유하는 구조다. 이에 SK스퀘어의 배당을 늘려 SK㈜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점쳐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텔레콤(SKT)의 배당 확대도 예상해볼 수 있다. SKT는 SK㈜가 지분 30.57%를 보유하고 있다. SKT는 지난해 통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 플러스 성장을 이어가는 등 몇 년간 꾸준히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이에 맞춰 배당도 꾸준히 증가세다. 2021년 2분기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했고, 2022년 3320원이었던 SKT의 연간 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3540원으로 전년 대비 6.63% 증가했다. 지난해 현금배당액 7656억원 가운데 SK㈜로 흘러간 배당금만 2324억원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의 SK E&S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에센코어로부터의 경상적인 배당은 연평균 3000억~3500억원으로 주요 배당금 수입원이였다”면서 “하지만 지배구조 개편으로 자금 부담이 높아진 SK이노베이션과 SK에코플랜트에게 우선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SK㈜는 주요 수익기반인 자회사들의 배당금 수입이 감소함에 따라 자체 현금흐름이 저하될 것으로 보여 자회사 배당 강화와 국내외 투자지분 회수 등으로 현금 창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