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사전 대비 미흡했다"… 기자회견서 사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최근 아시아나항공에서 발생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사전 대비가 미흡했다며 사과했다. 지난 1일부로 기내식 공급업체가 기존업체 대비 소규모 업체로 갑자기 바뀌는 상황에서 후속 대처가 부족했다는 것.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4일 광화문 금호아시아그룹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박 회장은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기자분들을 뵙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지난 7월 1일 중국 칭다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착공식에 참석해 3일 귀국해 기자간담회가 늦게 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내식 사태로 국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 지난 2일 목숨을 스스로 끊은 협력업체 대표 및 유가족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기내식 대란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승객분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다.

지난 3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린 것에 이어 그룹 총수가 직접 사태 해결에 나선 것이다.

박 회장은 “공급업체 교체과정에서 미리 대비를 하지 못해 현재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생하고 있는 임직원들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기내식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기내식 공급업체 교체, 투자금 의혹과 무관

하루 3000인분 기내식 생산 및 공급 경험밖에 없던 샤프도앤코를 선정하면서 후속대응을 준비하지 못했냐는 뉴데일리경제 기자의 질문에 박 회장은 “6월 30일까지 LSG와 공급계약이 맺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사전에 준비하기 어려웠다”며 “다양한 대응방안을 검토했으나 채택가능한 현실적인 대응책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왕복의 경우 현지에서 밀을 공수할 수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고, 대한항공 측에도 협조를 요청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내식 업체가 교체된 이유에 대해 박 회장은 “현재 알려져 있는 금호홀딩스 관련 1600억원 투자 불발사건은 기내식 공급교체와 무관하다”며 “중국과 한국 시장을 넓히기 위해 중국 하이난 그룹 자회사인 게이트고메코리아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기존보다 계약조건이 좋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IMF 시절 아시아나항공은 LSG와 지분율 20대80의 불리한 조건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2003년부터 5년 계약을 했으며 추가로 두 차례 계약을 연장했다. 계약이 만료된 2018년 7월부터는 LSG보다 유리한 계약 조건에 게이트고메코리아와 새롭게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지분율 40대 60으로 경영 참여도 수월해졌고, 원가 공개 같은 부분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LSG에 원가공개를 수차례 요구했으나, 계속 거절당해 새로운 업체를 찾게 됐다고 강조했다.

◇ 박 회장 "협력업체와 상생위해 최선 다할 것"

박 회장은 협력업체 대표 자살 배경에 하청업체와의 불공정 거래가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납품업체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도의적으로는 책임을 느끼고 있다. 향후 협력업체 육성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수천 사장은 "박 회장이 중국으로 출발한 1일 오전 9시의 경우 기내식 대란이 발생하기 이전이었으며, 오전 10시 이후부터 탑승객들이 몰리면서 사건이 커졌다"며 "박 회장 비행기에는 기내식이 정상 공급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 김수천 사장 "이번주 내 기내식 공급, 정상화될 것"

기내식를 조기에 정상화시키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4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지연출발이 2편, 노밀이 2편으로 줄었다. 내일부터는 노밀 항공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하루 2만3000인분의 기내식을 생산하고 있으며, 7월 말~8월초 성수기에 3만인분이 필요한데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일 박 회장의 딸 박세진씨가 금호리조트 상무로 선임된 것과 관련해 박 회장은 “시대가 바뀌었고 여성이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룹 내 비중이 작은 금호리조트에서 시작해 사회공부와 경영준비를 거쳐 경영활동에 참가시킬 계획이다”며 “박 상무는 호텔관련 공부를 해왔으며 금호리조트 서비스와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오는 6일부터 열리는 ‘박삼구 회장 갑질 및 비리 폭로’ 집회에 대해서도 속내를 드러냈다. 박 회장은 “직원들의 고충을 주의깊게 듣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영진으로서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책임보다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박 회장은 “아사아나항공은 ‘아름다운 기업’을 모토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기내식 사태 이후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모든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