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바이오 테마감리‧삼바 장기화 등 악재 지속“코스닥 살리자” 할 땐 언제고…시장 불안감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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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지수상승을 견인한 주역인 바이오주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바이오 기업 테마감리가 지속되면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지수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9일 코스닥 지수는 800선을 내준 이후로 700선 안에서 맴돌고 있는 모양새다. 시총 상위 바이오 종목들의 하락이 결정적이었다.

    앞서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은 제약‧바이오 상장사 중 연구개발(R&D)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처리한 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해 테마감리를 시작했다. 

    일부 바이오 업체들이 R&D에 사용한 금액을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함에 따라 투명성이 저하됐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심지어 최근 시장에는 무형자산 처리 비중이 높은 제약사들의 ‘블랙리스트’가 떠돌았다. 이에 따라 리스트에 언급된 일부 제약사들의 주가가 요동을 치기도 했다.

    금감원이 소문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히면서 일단락됐으나, 업계의 불안감은 계속되고 있다. 당국이 여전히 바이오 기업들의 R&D 비용 처리 관행에 칼날을 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위권 종목들의 개별 악재들도 바이오 종목들의 침체를 부추겼다.

    금융위로부터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이 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관계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을 자의적으로 변경했다는 논란 또한 제기됐으나 금융당국이 속시원한 결론을 미루면서 불확실성이 장기화됐다.

    이에 따라 주가가 여전히 30만원대에서 맴돌며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라젠도 임상실험 실패 등의 루머가 시장에 돌면서 지난해 11월 시가총액 5조원을 넘어섰으나 27일 현재 3조4000억원대까지 뒷걸음질쳤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코스닥 살리기’에 나섰던 금융당국이 바이오주 불확실성 확산을 오히려 부추기면서 지수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수장이 바뀐 뒤로 당국이 갑자기 사정권에 바이오 기업들을 두면서 제약업계 위축으로 이어질까 우려스럽다”며 “한때는 바이오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제 와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시장의 과도한 바이오 의존도가 완화되지 않고 있는 점도 불안함을 높이고 있다.

    실제 27일 현재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중 8종목이 바이오 업체로 타 업종 대비 높다. 코스닥 전체로는 64%에 달해 여전히 과반수를 차지한다. 

    반면 바이오주의 불확실성 우려가 실제보다 과장됐다는 ‘자중론’도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R&D 자산화 이슈도 자산화 비율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개별 이슈로 접근하면 실제로 섹터 전반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 환율전쟁 등 외부 불확실성으로 주가하락을 피하기는 어려우나 제약바이오 섹터의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완화된다면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