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5%대 약세…장중 5만1900원까지 추락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 8만2125원…20.02%↓반도체 업황 부진 지속…트럼프 리스크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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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의 정책적 불확실성과 미 메모리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의 부진한 실적 전망치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다만, 현재 주가는 이미 악재들을 반영한 상태로 저가 매수의 기회가 있다고 판단하며 투자의견은 ‘매수’로 제시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5거래일간 5.52%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 11일 기록한 연중 최고가 8만8800원보다 40.31% 하락한 수준이며 지난 20일에는 장중 5만1900원까지 추락해 ‘4만전자’에 대한 공포감을 키웠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사들인 주체는 개인투자자로 7959억원을 순매수하며 1위에 올랐다. 반대로 외국인의 경우 9447억원을 순매도하며 양대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아치웠으며 기관도 SK하이닉스(-2892억원)에 이어 매도 상위 2위(-1693억원)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와 내년 실적 추정치가 하락함에 따라 목표주가를 낮춰잡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25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지난 9월(10만 2680원) 대비 20.02% 내린 8만2125원이다.

    특히 이달 삼성전자 보고서를 낸 8개 증권사 모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9만원에서 7만3000원으로 1만7000원이나 낮췄으며 ▲다올투자증권(9만3000원→7만7000원) ▲NH투자증권(9만원→7만5000원) ▲IBK투자증권(9만5000원→8만2000원) ▲유안타증권(9만원→8만5000원) ▲BNK투자증권(7만6000원→7만2000원) ▲유진투자증권(8만원→7만7000원) ▲키움증권(7만5000원→7만3000원) 순으로 하향 폭이 컸다.

    또 이들 모두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춰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익 전망치를 기존 46조330억원에서 35조1450억원으로 10조8880억원 낮췄으며 한화투자증권도 45조9720억원에서 35조860억원으로 10조8860억원 하향했다.

    이 밖에 다올투자증권(48조9780억→38조7810억원)도 10조원 이상 깎았고 ▲유안타증권(46조8640억→37조91110억원) ▲BNK투자증권(40조3960억→34조2190억원) ▲IBK투자증권(40조5390억→35조4590억원) ▲유진투자증권(39조9730억→36조1800억원) ▲키움증권(42조680억→39조4760억원) 등이 전망치를 낮췄다.

    실적 전망치 하향의 주된 요인은 반도체 업황 부진이 꼽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글로벌 지경학은 밀림의 한 가운데 들어선 데 이어 반도체 업황은 둔화하고 있으며 수출 통제 등 부담까지 더해지고 있다”며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계엄 발동과 해제, 지도자 공백이라는 초현실적 상황을 맞이하게 됐는데, 국내외적 리스크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 하향과 밸류에이션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의 디램(DRAM)이 엔비디아향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양산 공급 지연과 중국 CXMT의 DDR4 저가 판매, 범용 DRAM 수급 악화 등으로 인해 연말·연초 동안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한화투자증권은 모바일, PC 등 전통 수요처 수요 부진이 기존 예상 대비 심화하면서 디램과 낸드 출하 증가율이 당초 가이던스와 기존 추정치를 미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혼합평균판매단가(Blended ASP)도 삼성전자의 제품 믹스와 최근 가격 추이를 고려할 때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지난 분기에 이어 추가 반영될 DS 부문 성과급 충당금과 레거시 노드들의 1b 전환 및 램프업에 따른 감가상각비 상승 등의 비용 증가 요소들도 이익에 부정적 요인이며 비메모리에서의 유의미한 적자 축소가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도 부정적 요소”라고 진단했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적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각) 삼성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로부터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47억4500만달러(한화 약 6조9000억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확정했다. 이는 양측이 지난 4월 예비거래각서(PMT)에 서명할 때 발표한 64억달러(약 9조2000억원)보다 약 26% 감액된 수준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측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어 실제 집행될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을 맡은 비벡 라마스와미는 지난달 26일(현지 시각)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의 폴리티코 인터뷰를 거론하며 “매우 부적절하다. 그들은 정권 인수 전에 지출(반도체 지원금 지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러몬도 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하기 전에 기업에 약속한 반도체법 지원금을 최대한 지급하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삼성전자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25개 증권사 모두 투자의견은 ‘매수’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가 이미 악재들을 반영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최저점 수준에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만 한다”며 “이미 수많은 우려와 함께 하락했고 자사주 매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현 수준에서 주가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방산업 수요 부진, 기술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 CXMT와 같은 중국 추격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돼 PBR 1배에서 거래 중”이라면서도 “다만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 모멘텀 또한 제한적이기 때문에 주가는 당분간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돼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