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유? 실형? 명시적 청탁-뇌물공여에 달려앞선 공판서 500자 내외 심경 직접 밝히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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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집유나 실형 여부를 가름할 결심재판은 채 두달도 남지 않았다.뇌물공여 및 경영비리건 공판은 29일 피고인 최후진술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벌써 구속 6개월째를 맞고 있는 신 회장은 옥중에서 단단한 채비를 하고 있다.기존 입장처럼 최후진술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청탁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뜻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8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결심을 앞두고 지난 공판 과정 등을 복기하며 최후진술에 대비하고 있다. 그는 항소심에서 직접 작성한 메모를 3차례 읽었던 것처럼, 최후진술에서 밝힐 의견도 스스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신동빈 회장은 줄곧 롯데그룹이 청와대에 청탁할 현안이 없다고 강조해왔다. 부정청탁을 할 현안이 없다면 뇌물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아서다. 이를 재판부가 수용할 경우 신 회장은 뇌물공여건에 한해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검찰은 롯데의 최대 경영현안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꼽는다. 면세점 특허 여부가 호텔롯데 상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해,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편의를 봐달라고 요청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청탁의 대가로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 규모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것.롯데 측은 면세점 특허가 기업의 최우선현안이 아니었다고 선을 긋는다. 지난 2015년 7월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으로 나타난 정부와 국민의 부정적 인식 개선이 면세점 특허 취득 보다 더 중요했다는 반박이다.법조계 관계자는 “뇌물 혐의가 성립하려면 공여자와 수수자 사이의 부정청탁과 목적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검찰이 청탁한 목적을 명확하게 입증하지 못한다면 신동빈 회장은 관련 혐의를 벗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신동빈 회장은 재판 중 청와대의 요청을 따른 총수 중 본인만 구속수감된 것에 억울함을 호소해왔다. 특히 지난 5월 30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는 500자 이내의 짧은 글로 재판부에 현재 심경을 토로했다.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다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과 아시안게임 후원과 마찬가지로 K스포츠재단도 지원했다는 의견이다. 그런데 해당 지원만 비난을 받고 법정구속의 단초가 된 것이 매우 의아하다는 입장이다.신동빈 회장은 “면세점 특허 심사를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70억원을 건넸다는 검찰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독대 당시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을 사과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만 했다”고 강조했다.이어 “당시 국민 모두는 박 전 대통령을 아주 깨끗하고 고결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라며 “이러한 사람에게 청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상식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신 회장은 지난 2016년 3월 1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이유가 경영권 분쟁으로 생긴 잘못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신 회장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소문을 접해, 이를 바꾸기 위해 만났다는 주장이다.신 회장은 지난달 9일 열린 항소심 7차 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자마자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됐고 혼잡스러운 분위기도 모두 수습했다고 말했다”며 “롯데에 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대통령을 만났는데 면세점 청탁을 했다는 누명을 받아 법정구속까지 됐다”고 말했다.법조계는 신 회장이 사실심의 마지막인 항소심 결심에서도 지금까지와 같은 입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 측 변론의 핵심줄기가 ‘청탁할 현안이 없다’는 것이어서, 최후진술에서 거듭 강조할 것이란 예측이다.신동빈 회장의 다음 공판기일은 오는 17일이다. 10일까지 휴정기를 맞이한 법원은 한 차례 공판기일을 갖고 29일 변론을 종결한다. 재판부는 결심 이후 1~2개월의 내부심리 기간을 거쳐 늦어도 10월초 선고할 계획이다.한편, 신 회장은 지난 6월 12일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보석을 신청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상정한 이사 해임안건을 부결시키기 위해서다.하지만 재판부는 2개월 여가 지난 현재까지 보석에 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현 시점에서 신동빈 회장의 재판이 주목도가 가장 높은 만큼 법원이 보석 결정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롯데 관계자는 “주주총회가 이미 끝나 이제 보석 수용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보석에 대한 기대를 차치하고 최후진술에 대비하고 있다. 재판부가 기업 사정을 감안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