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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는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이하 상비약)에서 ‘타이레놀’을 제외하려는 속내가 매출에 있을 것이라는 시선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약사회는 지난 8일 열린 제6차 안전상비의약품 지정 심의위원회에서 '타이레놀 500mg '을 편의점 상비약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구했다.최헌수 대한약사회 홍보정책국장은 “타이레놀뿐 아니라 상비약이 약국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 않다”며 “약국에서 판매 가능한 진통제 중에 타이레놀뿐 아니라 애드빌 등 여러 가지 의약품이 있는데 굳이 타이레놀을 팔겠다고 이 난리를 치겠나”라고 항변했다.
이어 그는 “약국 매출에서 일반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0%에 그친다”며 “타이레놀이 약국 매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약사회에 따르면 전체 약국의 매출에서 전문의약품은 약 80~85%의 비중을 차지한다. 일반의약품의 비중은 약 15~20%이므로 이 중에서 상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미미하다는 게 약사회 측의 주장이다.
아울러 약사회는 ‘타이레놀 500mg’의 부작용을 우려해 편의점 상비약에서 해당 약을 제외할 뿐 아니라, 아예 약국에서도 판매하지 말자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약사회는 편의점 판매시간 제한과 공공심야약국, 공중보건약국 법제화를 위한 약정협의체 구성을 요청했다. 취약 시간대로 인한 국민들의 의료 불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과 약국이 공조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하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약사회가 겉으로는 타이레놀의 안전성 얘기를 하는데 정말 약에 문제가 있으면 의약품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하는 것이지, 편의점 품목에서 제외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편의점 판매 통계만 보면 편의점 상비약 중 타이레놀 판매량이 가장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편의점 상비약 13종 중 타이레놀은 4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편의점의 주력 품목인 타이레놀 500㎎ 매출은 지난 2013년 52억원에서 2016년 98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지난 5년간 편의점 내에서 판매된 상비약의 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0.18% 수준에 그쳤다.
일반 시민들이 약사회를 바라보는 눈길도 곱지 않다. 평소 타이레놀을 자주 복용한다는 박모씨(28세·직장인)는 “두통이 생길 때 타이레놀 같은 약을 산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진 않는데 약국에서 그렇게 나오는 것은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