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증시 ↓, ELS발행 줄어…ELT 쏠림 방지 KEB하나‧우리은행 한국증권 ‘양매도 ETN'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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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들이 파생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고객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판매 영업에 집중하던 ELT(주가연계신탁)가 국내외 증시하락 여파로 주춤하자 상장지수채권(ETN)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은행권 신탁시장 경쟁이 ETN을 주축으로 재편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양매도 ETN을 편입하는 신탁 출시를 검토하거나 신탁영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먼저 국민은행이 양매도 ETN을 편입하는 신탁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은행은 ‘TRUE 코스피 양매도 ETN’ 편입 신탁을 금융상품에 추가하고, 영업점 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진행 중이다.

    TRUE 코스피200 ETN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전략이다. 매월 옵션 만기일에 콜옵션과 풋옵션을 매도하고 다음 옵션 만기일까지 코스피200지수가 ±5% 안쪽으로 움직일 때 수익이 나도록 '설계'한 것이다. 신한은행도 관련 신상품을 물색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다른 시중은행에 앞서 한국투자증권의 'TRUE 코스피200 양매도 ETN' 판매를 늘려 ETN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ETN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 매도해 옵션 프리미엄 수익을 쌓는 전략을 써 박스권 증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ETN신탁은 최근 7000억원 수준까지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는 사이 ELT 인기는 주춤해졌다. 지난달 주가연계증권(ELS) 발행량이 5조 2192억원으로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며 ELT 판매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ELT는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은행 신탁계정에 편입한 상품이다. 8월에도 지난 22일 기준 2조 5233억원이 발행되는 데 그쳐 전월 발행량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은 ELT 판매에 열을 올린 것과 대조적이다. 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판매한 ELT 규모는 약 50조원이다. 지난해 판매된 전체 ELS 규모가 81조원 중 약 62%가 은행 신탁영업을 통해 반영된 셈이다.

    은행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등의 여파로 증시가 대부분 하락하면서 조기상환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은행 신탁의 주력 상품이었던 ELT 판매가 주춤하면서 대안 상품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은행권이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이자이익보다 수수료를 기반으로 한 비이자이익 늘리기에 몰두하면서 ELT뿐만 아니라 ETN 등 신탁 라인업의 다변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금감원이 ELT에 대한 불완전판매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는 점도 신탁 상품 다변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ELT에 대한 민원 급증으로 금융소비자 보호차원에서 ELT를 중심으로 한 신탁상품에 대한 검사를 이달 중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양매도 ETN의 리스크 우려도 나온다.

    ETN 투자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발행자의 신용위험도로서, 운용성과와 상관없이 발행주체가 파산하면 투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뉴욕거래소에 상장됐던 리먼브라더스의 ETN이 상장폐지된 사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