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상각 결정한 부실 사업장, 경‧공매 대상서 제외경‧공매 시 손실 커… 원매자 찾아 제값에 팔거나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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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성 평가 결과 최하 등급인 ‘부실 우려’ 평가를 받은 13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이 새 주인 찾기에 나선다. 

    이중 약 3조원 규모가 매‧상각 처리되고 약 10조원 규모가 경‧공매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 PF정리계획 이행 돌입… 경‧공매 대상 사업장 축소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들은 지난 6일까지 자체적으로 마련한 부실 PF 사업장 재구조화·정리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앞서 전 금융권은 지난 6월말 기준 연체, 연체유예, 만기연장 3회 이상 사업장(33조7000억원)을 대상으로 강화된 사업성 평가기준에 따른 평가를 실시했다. 새로운 사업성 평가기준은 ‘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 등 4등급으로 나뉜다.

    이중 최하 등급인 ‘부실우려’로 평가받아 6개월 내 경·공매를 진행해야 하는 사업장 규모는 13조5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PF 정리계획에 따라 실제 경·공매에 부쳐지는 사업장 규모는 이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리 방법은 경·공매 외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다”면서 “경·공매 규모를 숫자로 확정해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부실 우려’ 등급 중 다른 방식으로 처리되는 부분은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공매 대상에서 제외되는 부실우려 사업장은 3개월 이내 매각이 확실하거나 상각하는 경우다.

    상각 결정은 자금 회수를 포기하는 것이지만 매각이 가능하다면 경·공매보다 좋은 값에 팔아 원리금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실우려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10조원에 육박하는 상호금융·저축은행 업권에서는 막판까지 손실이 커지는 경·공매 대신 매각을 타진하기 위해 애를 쓴 것으로 전해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강화된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최하등급으로 받았지만 사업성이 괜찮은 사업장들도 있다”면서 “실제로 원매자가 있는 곳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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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쏟아지는 PF 경‧공매… 금융권 자금공급 속도

    원매자를 찾아 매각하거나 상각을 경절해 경·공매 대상에서 제외된 사업장 규모는 3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이달부터 경‧공매 시장에 나올 사업장 규모는 13조5000억원에서 10조원 안팎으로 축소됐지만 여전히 사업성 평가 전 당국이 예상한 6조원 대비 66%가량 많은 물량이다. 

    금융권은 10조원에 달하는 경‧공매 물량이 시장에서 원활히 소화될 수 있도록 공동 자금을 투입해 매입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은행과 보험업권이 마련한 최대 5조원 규모의 ‘PF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은 최근 1호 대출이 성사됐다. 기존 대주 금융사가 담보권 실행을 통해 경·공매에 부친 사업장을 낙찰받아 새롭게 PF 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는 신규 사업자가 대상이다.

    증권업계도 올해와 내년에 걸쳐 3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어 PF 사업장 인수를 지원할 계획이다.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개별적으로 자금지원에 나선 금융사도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1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펀드를 조성해 시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기존 채권인수나 대출지원 방식과 달리 금융권 처음으로 경‧공매 사업장 인수를 펀드 투자유형에 포함했다.

    이번 PF 구조조정 지원펀드 조성에는 그룹 자회사 4곳이 참여한다. 우리은행 900억원, 우리금융캐피탈 30억원, 우리투자증권 20억원, 우리자산운용 50억원 등 총 1000억원 규모다. 우리자산운용이 운용사(GP) 역할을 맡는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회사·건설사로의 리스크 확산 방지 등 질서 있는 PF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금융권 최초로 PF 경·공매 사업장을 펀드 투자대상에 포함했다”며 “부동산PF 시장이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게 마중물 역할을 하는 한편, 그룹의 자산운용 역량 제고와 수익 창출 등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