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최대 5조원… PBR 2.56배 적용카카오뱅크 주가 부진으로 고평가 논란수신잔액 중 업비트 비중 2분기 17% 차지
  • ▲ 케이뱅크 건물 전경. ⓒ케이뱅크
    ▲ 케이뱅크 건물 전경. ⓒ케이뱅크
    케이뱅크가 2년 만에 IPO(기업공개) 재도전에 성공하며 내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몸값 5조원으로 기대감을 한층 높였지만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으로 상장 후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다음달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을 거쳐 오는 10월 말 상장할 계획이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케이뱅크의 두 번째 도전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 약 3개월 만에 통과했으나 투자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 작업을 철회했다. 

    이후 2년 만에 희망 기업가치를 낮추며 재도전에 나섰지만 업비트에 의존하는 케이뱅크의 수익구조와 고평가 논란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업비트 의존도가 높은 점이 가장 큰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안팎에선 업비트가 케이뱅크의 외형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며 고객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케이뱅크의 이용자 가운데 업비트 연결계좌 고객 비중은 49.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75.9%, 2022년 62%에서 꾸준히 낮추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곧 케이뱅크의 수수료 수익 및 예금 잔액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코인 거래가 활성화되면 수수료 수익 및 예금 늘어나지만, 거래가 줄면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이다. 단일 변수로는 지나치게 크다는 점은 동전의 양면처럼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잘 나갈 땐 핵심 성장동력이지만 자칫 주요 약점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말 기준 수신잔액은 21조8500억원, 여신잔액은 15조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8%, 23.7% 증가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수신액 가운데 업비트 충전 계좌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지난 1분기 케이뱅크 수신 잔액 중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25%에 달했지만, 2분기에는 17%로 줄었다. 가상자산 거래량이 줄면서 케이뱅크의 수신액 비중도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예치금은 줄어든 반면 케이뱅크의 이자비용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지난 7월 업비트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예치금 이용료율을 2.1%로 결정했다. 

    가상자산법 시행 이전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에 0.1%의 이자를 두나무에 지급했었다. 단순 수치 비교로 약 20배나 끌어 올린 것이다. 이는 올 3분기 실적에 반영돼 그만큼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비트는 지난 7월 케이뱅크와 내년 10월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국내 유일 비교 그룹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도 걸림돌로 지목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주당 2만1000원대를 기록 중으로, 공모가(3만9000원) 대비 크게 떨어졌다. 상장했을 때 적용한 7.3배 카카오뱅크의 PBR(주가순자산비율)도 현재 1.6배로 낮아졌다.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 SBI스미신넷뱅크, 뱅코프의 PBR을 각각 1.62배, 2.96배, 3.11배로 계산하고 평균치인 2.56배를 적용했다. 나머지 비교기업들의 주가는 연초 대비 90% 이상 오르는 등 크게 증가한 반면 카카오뱅크가 유일하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한 상장사이기 때문에 비교기업으로 묶일 수밖에 없었다”며 “케이뱅크가 업비트 의존도를 계속 줄여 나가고 있지만 업비트의 과도한 의존도는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해소해야 할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