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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 콘텐츠 분야 중소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간담회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열렸다.ⓒ뉴데일리경제
국내 문화 콘텐츠 산업 연 매출액은 110조 원에 달하고 매년 5%씩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 제작의 주역인 중소기업들은 불만이 가득하다.
가격 후려치기와 옥상옥 규제가 좀체 해결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4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문체부와 자리를 함께한 중소기업들은 각종 불만을 쏟아냈다.
◇콘텐츠 가격 후려치기 관행‧게임 산업 ‘옥죄기’ 규제 성토이창의 콘텐츠산업위원장=“문화 콘텐츠 사업의 공정한 대가 지불 문화를 문화체육관광부가 앞장서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콘텐츠 사업은 몇 사람이 독점하면 발전할 수 없다. ‘제 값 받기 운동’에 정부가 나서줘야 대기업들이 중소 콘텐츠에 적정 대가를 지불하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다.”
남진규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장=“애니메이션(30분 기준) 제작비가 편당 8000만 원에서 2억 원까지 든다. 그런데 편당 방송권료는 1000만 원 이하다. 어린이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광고가 안 붙는다는 이유다. 문화 차원에서 애니메이션을 보는 게 아니라 상업적으로 유도하는 것이다. 공정한 방송료 지불이 필요하다. (제작사에)원작권 공유를 요구한다든지 하는 불공정한 거래가 행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표준 제작비가 마련돼야 할 것 같다. 문체부가 공정 거래를 유도해 주길 바란다."
박명구 한국전시문화산업협동조합 이사장=“박물관 유물이나 전시물에 대한 규정이 아무 곳에도 없다. 전시·연출 산업이란 것이 실제로는 존재하는데 법에서는 다루고 있지 않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 있지만 전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법은 없다. 관련 규정을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김현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수석 부회장=“게임 산업 규모가 연간 12원 정도다. 그런데 3대 대형 게임사(넷마블·넥슨·엔씨소프트)가 산업 규모 절반을 차지한다. 게임 산업 모태펀드의 경우 주목적 투자 대상에 대한 투자 의무 비율을 50% 이내로 낮춰 중소기업 투자가 늘었으면 좋겠다.”
윤상규 한국VR‧AR콘텐츠진흥협회장=“업무 차 일본 도쿄를 가보면, 신주쿠 중심에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대규모 체험존이 있다. 그런데 한국 현재 법 규정으로는 (이런 대규모 체험존을)만들 수 없다. 핵심 요소는 창의성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제도로는 회의실 정도 규모에 동일한 놀이시설을 담아서 체험하게 할 수밖에 없다. 획일적이라 재미가 없어서 흥행이 안 된다. 한국 기술이 일본 기술보다 뒤떨어져서 못 만드는 게 아니라, 소방법 등 기타 여러 가지 제도 부분의 규제를 받고 있다.”
최윤식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 이사장=“게임물 등급과 관련하여, PC방에서 12세와 15세를 육안으로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소상공인 PC방에 대한 지원책을 문화체육관광부가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고병헌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동조합 이사장=“아케이드 게임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족이 다같이 즐길 수 있는 게임장이 많은데, 한국에는 없다. 여기저기에서 인‧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인‧허가 다 받으려면 3년은 걸릴 것이다. 사행성이 우려된다고 하는데, 양성화 시켜서 음지를 양지로 만들어야 한다. ‘게임산업진흥법’이 ‘게임산업단속법’으로 변하고 있다. 대형 게임장이 생기면 불법 게임장은 자연히 문을 닫게 돼 있다. 게임 경품 범위를 문구·완구류 뿐 아니라 생필품(치약 등)까지 확대해 달라.”
권혁재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출판 시장은 2008년을 기준으로 매년 3%씩 감소하고 있다. 신학기가 되면 불법 복제로 인해 출판사장들 고민거리가 된다. 아무리 좋은 책을 만들어도 출판사에 큰 도움이 안 되는 현실이다. 도서정가제가 실시되기 전에는 모든 책들을 입찰에 의해 낙찰을 받았다. 도서정가제 이후에는 지역 서점이 납품 주체가 되는 게 아니다. 서점은 서점대로, 출판사는 출판사대로 어렵다. 일례로 마포중앙도서관에서 8억 원 상당의 신간을 구입하는데, 마포 근처 서점에서 낙찰을 받아 구입하면 서로 도움이 될 텐데, 전혀 관련 없는 ‘유령회사’에 입찰을 받아서 도매상과 거래한다.”
김영철 한국캐릭터산업협동조합 이사장=“캐릭터 산업계에서는 ‘빅3’가 전체 산업의 80%를 가져가고 있다. 농수산 같은 경우는 전용 판매 공간 만들어달라는 등 요구를 많이 해서 정부가 노력하고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체감 경기가 어려운데, 중소기업에 계신 분들이 그 어려움을 더 많이 겪고 있을 것이다. 창작자, 개발자에게 적정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중요하다. 표준 제작비에 관한 연구가 있어야 하겠다. 전시·연출 산업도 굉장히 중요하다. 규정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안을 만들어서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라고 답변했다.
한편 토론 말미에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문체부가 굉장히 실망스럽다. 장관님 취임 후 1년 됐는데 과연 어떤 공적이 남았는지 의문이다. 게임 산업의 경우, 중소기업이 쓰러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우리가 게임 분야에서 중국을 지배했는데(지금은 아니다). 오늘 건의된 사항에 대해 몇 월 며칠까지 답변을 주겠다는 것인지 답변 바란다”라고 몰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