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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가 신약개발의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바이오벤처 투자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011년부터 약 1000억원 이상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왔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1년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 45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2012년 테라젠이텍스에 200억원, 2015년에는 바이오니아 100억원과 제넥신 200억원 등을 투자했다. 최근에는 ABL바이오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2종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590억원을 투자하는 등 한층 더 공격적인 행보를 펼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제약사가 연구·개발 중인 분야에 속하는 신약후보물질이나 기술을 가진 바이오벤처와 상호 협의 하에 투자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바이오벤처와 협력해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GC녹십자도 아르고스, 마크로제닉스, 바이오리더스, 유바이오로직스, 파멥신 등 바이오벤처 6개사에 투자 중이다.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와 함께 투자한 바이오벤처까지 합하면 총 12개사에 26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 간섭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올릭스와 공동개발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는 셀리버리에 20억원을 투자해 파킨슨병 치료제를 공동 개발 중이다.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는 셀리버리는 최근 성장성 특례 1호 바이오벤처로 주목 받고 있는 회사다.
중견제약사 중에서는 부광약품이 가장 적극적으로 바이오벤처에 투자에 나서고 있다. 부광약품은 안트로젠의 최대 주주로서 20.12%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부광약품이 소유한 안트로젠 지분의 시장가치는 지난 6월30일 기준 1774억5896만원으로 지난해 말 717억6767만원보다 2.5배 불었다.
부광약품은 해외 바이오벤처 기업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지속적인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연구·개발(R&D) 전문회사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에서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미국 제약사 콜루시드에 투자한 수익을 회수함으로써 투자 원금대비 약 400%의 수익을 창출해 58억원을 수취했다. 올해에는 지분 투자한 캐나다 제약사 오르카파마가 글로벌제약사인 일라이릴리에 인수되면서 업프론트 약 60억원을 회수했다.
한독은 지난 2012년 제넥신에 34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한독은 제넥신 지분의 16.71%를 보유해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김영진 한독 대표이사는 제넥신의 비상근 등기임원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제넥신에서 공동개발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바이오벤처 투자에 뛰어드는 이유는 파이프라인을 확대하면서 신약개발의 리스크는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바이오벤처와의 협력을 통해 제약사가 신약 개발의 모든 절차를 거치면서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가적으로는 투자수익으로 인한 재무구조 건전화와 연구개발비(R&D) 비용 확보 등의 효과도 노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부광약품은 해외 바이오벤처 투자로 상당한 차익을 실현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부광약품은 R&D 비용을 매출뿐 아니라 투자 수익에서도 끌어서 쓴다"며 "투자 수익으로 R&D 비용을 이미 상당히 확보한 상태고, 앞으로도 점점 수월하게 파이프라인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의 잇딴 바이오벤처 투자는 신약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망한 후보물질을 발굴해 투자함으로써 파이프라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바이오벤처 기업으로서는 투자 비용을 통해 안정적으로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윈윈(win-win) 전략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