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원 선출 인사·제도 측면 대책 마련 촉구김영근 위원장 "개입 시도 자체 만으로도 치욕"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한국은행 노동조합이 금융통화위원회 고유 권한인 금리 결정의 독립성을 침해받은 것에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한국은행 노동조합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하려는 행위에 대한 철저한 진상 파악과 책임자의 합당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주열 총재와 금융통화위원회에게는 금리 결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더욱 확고히 할 것을 촉구했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청와대, 보수 언론, 금피아가 연합해 금리 결정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안종범 전 경제수석과 정찬우 전 금융위 부위원장 간 문자메시지는 박근혜 정부 당시 안 전 수석이 금리 인하를 요구했고, 이어 서별관 회의가 개최됐다는 것이다.

    김영근 노조위원장은 "설령 외부 개입에 따라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았다고 해도 정부 등이 한은 결정에 개입을 시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치욕을 느낀다"며 "이러한 지시가 실제로 있었다면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중대한 침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또한 한은과 청와대, 국회에 정부 등이 독립성 침해를 획책하지 못하도록 보다 중립적인 금통위원 선출을 위한 추천과 임명 절차 변경 등 인사 및 제도 측면에서 견고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전날 열린 한은 국정감사에서도 김경협, 박영선 의원 등 다수가 안 전 수석의 수첩 등에서 청와대가 금리 결정에 개입한 구체적인 문구를 인용해 정권 차원에서 독립성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질타를 날렸다.

    하지만 이주열 총재는 2015년 2월과 3월 서별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고, 해당 메시지는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정부 압박을 받아서 금리를 조정할 정도로 금통위가 운영되지 않으며, 정부가 바라는 대로 움직이는 그런 조직이 아니다"며 "금리 결정을 앞두고 금통위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지도, 협조를 당부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유에 대해서는 "2015년을 돌아보면 경기지표는 매우 안 좋았고,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로 압박이 많았을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