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3Q 사상최대 실적 기록아모레퍼시픽, 상반기 이어 역신장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 사 제공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 사 제공
    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K-뷰티의 선봉장'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 3분기도 희비가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을 발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실적 부진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모습이다. 무엇보다 2014년 이후 매출·영업이익 양면에서 LG생활건강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주면서 K-뷰티 간판 업체도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생활건강 '최대 실적'·아모레퍼시픽 '주춤'

    LG생활건강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7372억원, 27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9.8% 늘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52분기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4분기 연속 증가하며 14년 동안 성장했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 숨, 오휘, 빌리프 등이 국내와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내면서 화장품 사업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회사는 분석했다. 화장품 사업의 올 3분기만 매출 9542억원, 영업이익 18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5%, 30.6%씩 성장했다. 

    화장품사업 뿐만 아니라 음료사업 매출은 3935억원, 영업이익 508억원으로 각각 4.5%, 11.5% 증가했다. 생활용품 사업은 부진했다. 지난 3분기 매출은 38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줄었다. 영업이익은 35.7% 감소한 427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부터 올 3분기까지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매충른 1조4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847억원으로 전년보다 36.0% 감소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번 실적은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증권업계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 기간 1조5642억원의 매출과 16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 같은 실적 하락에는 주력 계열사의 부진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매출은 1조27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3% 감소했다. 특히 화장품 핵심 시장인 해외에서 영업이익이 262억원으로 42% 감소하기도 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부진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니스프리 매출은  1453억원으로 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29% 감소했다. 몇 년전 두자리 성장을 보이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에뛰드도 최근 전반적인 로드숍 시장의 침체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하며 적자(92억원)의 손해를 기록했다.

  • ▲ 지난달 서울 강남대로에 신규 오픈한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 매장 ⓒ아모레퍼시픽그룹
    ▲ 지난달 서울 강남대로에 신규 오픈한 아리따움 라이브 강남 매장 ⓒ아모레퍼시픽그룹
    ◇희비 '럭셔리'가 갈랐다… 혁신 나선 아모레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실적 희비의 원인으로 '럭셔리 화장품'을 꼽았다. LG생활건강은 후, 숨 등 럭셔리 브랜드 비중이 높은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 에뛰드, 라네즈, 마몽드 등 중저가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매출에서 고가 브랜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20% 미만이고 나머지 80%에 해당하는 중가 브랜드들은 중국 현지 중저가 브랜드들과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지난해 보다 출점, 마케팅, 신제품 출시가 모두 강화됐는데도 매출 성장률이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미엄과 중저가까지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해외사업 역시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위주지만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와 마몽드 등 중저가 브랜드가 부진해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고 분석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의 후는 주요 판매채널에서 성장하며 분기 매출 기록을 경신 중이다. 후는 업계 안팎에서는 후가 올해 한국화장품 매출 2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가 제품군 확대 전략으로 숨의 숨마 라인과 오휘의 더 퍼스트 라인실은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103%, 45%씩 늘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에 따라 최근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에 마케팅과 영업이 통합된 국내 화장품 조직 체계를 브랜드와 영업이 분리된 브랜드 중심 조직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브랜드 경쟁력 및 국내 영업력을 동시에 강화한다.

    이외에도 면세 영업 조직의 위상 제고, 'MBS(멀티브랜드샵) 디비전'과 데일리뷰티 유닛 내 'e커머스 디비전' 신설 등을 통해 성장하는 유통채널에 대한 대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 및 차별화된 고객 경험 강화를 추진해 내년도 국내외 사업의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연내 라네즈와 에뛰드가 인도 시장에 추가로 진출하고, 라네즈와 이니스프리는 필리핀에 신규 진출하고, 중국의 경우 이니스프리가 3~4성급 도시 진입을 확산하는 등 해외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