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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경쟁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글로벌제약사도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그간 국내 기업들이 누려왔던 퍼스트무버(첫번째 바이오시밀러) 효과도 사라지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럽에서의 바이오시밀러 가격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앞으로서의 성장세는 다소 둔화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셀트리온헬스케어 '트룩시마' 공급단가를 15% 인하했다. 트룩시마의 빠른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선택이다.
트룩시마 가격 인하 등의 영향으로 셀트리온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6%나 감소한 754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뿐만아니라 '램시마'의 유럽시장 가격은 오리지널 대비 50% 수준까지 하락했다. 이는 경쟁사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허셉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3~4개 제품이 비슷한 시기 출시되면서 퍼스트무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가격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은 셀트리온과 함께 국내 대표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마찬가지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셀트리온의 '허쥬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온트루잔트', 암젠의 '칸진티'가 비슷한 시기 출시돼 경쟁중이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이 현재 유럽 임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임랄디'를 비롯해 암젠 '암제비타', 산도스 '하이리모즈' 등이 이미 출시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오리지널 개발사들도 반격에 나섰다. 애브비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대응해 북유럽 등 국가들에서 가격을 최대 80%까지 인하하겠다고 나섰다.
애브비의 가격 인하 선언은 유럽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되면서 이들로부터 유럽 시장을 지키기 위한 방어책으로 보인다.
유럽 주요국인 독일에서 바이오시밀러 가격은 오리지널의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애브비가 이보다 더 많은 80% 인하까지 고려한다는 것은 파격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미국 투자 기관 번스타인의 론니 갤 애널리스트는 "애브비는 유럽 시장 점유율을 유지함으로써 향후 미국에서도 유럽이 품질 때문에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오리지널을 선택했다고 주장해 미국 시장을 방어하려는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도 가격경쟁력 외에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저가 전략이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가격만이 경쟁 요소의 전부는 아니다"라며 "적응증 확대, 장기간 처방데이터 확보 등을 통해 경쟁제품 대비 우월한 요소들을 갖추는 전략들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