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반 불확실성 가중, 내수시장 한계에 신사업 진출 가속화'M&A 성공신화' 한화·CJ그룹, 내수 중심 포트폴리오서 벗어나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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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는 사업 구조 재편을 위한 M&A가 주를 이뤘다면, 향후에는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대형 M&A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물론 오너의 통찰력과 배짱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3일 재계에 따르면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사업 진출을 위한 기업들의 M&A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이 내수시장에 한계를 느끼고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것.

    실제로 공정위는 무역분쟁 확산 및 4차 산업혁명 등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업구조 재편이나 구조조정, 신사업 영역 진출 등을 위한 기업들의 투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재계에서 M&A 성공신화를 이룬 기업으로 잘 알려진 한화그룹과 CJ그룹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국내 방산과 유통업계를 각각 대표하는 한화와 CJ도 내수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두 그룹 모두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오너 복귀와 함께 빠른 속도로 사업 재편 및 M&A에 나서고 있다. 이미 CJ는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시켰다. 한화도 적극적인 자금 확보에 나서면서 M&A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 '방산·태양광' 부문이 M&A 중심… 확보된 실탄 활용 주목

    한화그룹의 M&A는 주력 산업인 방산과 태양광 부문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승연 회장의 복귀와 함께 진행된 삼성그룹과의 '빅딜'이다. 한화는 지난 2015년 6월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탈레스(현 한화탈레스)를 인수하는 대규모 M&A로 통 큰 승부수를 던졌다.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부문에서는 2010년 중국의 솔라펀파워홀딩스(현 한화솔라원)와 2012년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본격 투자에 나섰다. 이 두 기업이 합병해 출범한 기업이 한화큐셀이다. 최근 한화는 2022년까지 22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히면서 가장 높은 금액인 9조원을 태양광 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2014년 삼성과의 빅딜 이후 이렇다 할 대형 M&A가 없었던 한화의 유동성 확보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KAI)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등 한화 계열사들이 지분을 매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보된 실탄을 어디에 활용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해외 시장 공략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화는 베트남 금융시장 공략을 위해 시가총액 1위 '빈그룹'과 손잡고 베트남 금융 시장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빈그룹과의 제휴를 통해 금융을 시작으로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회장도 2011년 이후 7년 만에 오늘 베트남을 방문한다. 김 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장 준공식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의 면담과 현지 기업과의 사업 협력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관계자는 "베트남에서 M&A 관련 일정은 없다"며 "현재 계획 중인 글로벌 M&A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룹 최대 규모 쉬완스 인수… CJ, 유통망 확보 위해 M&A 필수

    CJ그룹이 글로벌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통망 확보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미국 냉동업체 쉬완스 컴퍼니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쉬완스 컴퍼니는 미국 냉동피자 소매시장에서 네슬레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독일 물류회사 슈넬레케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 협상에 들어갈 예정으로 슈넬레케 인수에 성공하면 CJ그룹 역대 세번째 규모의 인수가 된다. 예상 거래가만 1조원 수준이다. 이처럼 CJ가 미국과 독일 업체 인수에 나서는 것은 서구권 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위함이다.

    이재현 회장이 제시한 그룹 비전 달성을 위해서라도 공격적 M&A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 회장은 2020년 매출 100조를 실현하는 '그레이트 CJ'와 2030년 3개 이상의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베스트 CJ'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장의 복귀와 함께 CJ는 연이어 M&A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CJ제일제당이 브라질 셀렉타와 러시아 라비올리를 인수했고, 같은해 10월에는 CJ대한통운이 베트남 제마뎁을 품었다. 6월에는 미국 DSC로지스틱스, 8월에는 미국 카이키와 독일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그룹 최대 M&A를 성공시켰지만, '월드베스트 CJ' 비전 달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며 "내년에도 글로벌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