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사업, 실적 악화일로… 성과주의 원칙에 승진인사 적을 듯인사규모 180명 안팎… 예년 대비 10% 감소 전망
  • ▲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타워. ⓒ롯데
    롯데그룹이 올해 임원인사 규모를 소폭 축소할 예정이다.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다른 사업부에 비해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유통부문의 인사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동남아시아 출장에서 돌아온 후 조만간 임원인사를 단행한다.

    롯데는 매년 12월 말에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지난 10월 집행유예 출소 이후 경영일선으로 복귀함에 따라 예년 보다 일찍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인사 규모는 기존과 비교해 10% 줄어든 180명 안팎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200여명 규모의 인사를 실시해왔다. 줄어들 것이란 예측은 실적정체에 빠진 유통 계열사에 기인한다. 특히 오프라인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에 ‘칼바람’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유통 사업부문(BU)의 대표주자는 롯데쇼핑으로 지난 4년간 악몽처럼 이어진 중국의 사드보복과 국내에서의 사업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부침이 더 심했다. 지난 2016년 매출액 24조1143억원, 영업이익 7633억원을 달성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출액 18조1799억원, 영업이익 5299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매출액은 24.6%, 영업이익은 30.5% 줄었다.

    이로 인해 롯데쇼핑은 실적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중국 사업을 철수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112개 중국 할인점 중 100개 점포를 처분했다. 26개 점포는 문을 닫았고, 74개 점포는 현지 기업에 매각했다. 잔여 점포 12개도 정리 중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실적이 저조한 오프라인 사업부문은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실적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시도했던 미니백화점 ‘엘큐브’를 폐점하기로 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설정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려 했지만 영업난에 문을 닫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 유통부문은 오프라인에서 ‘e커머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분야로 방향성을 선회했다”며 “사업노선 변경과 실적부진 영향으로 오프라인 사업 관련 계열사는 이번 인사명단에 이름이 많이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롯데케미칼 등 화학BU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승진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화학BU는 최근 2~3년간 그룹 내 이익기여도가 가장 높다. 지난해 기준으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약 54%를 화학BU가 담당했다.

    롯데의 기업 이미지는 유통기업에서 유화기업으로 조금씩 변하고 있다. 아울러 신동빈 회장의 출소 직후 케미칼을 포함한 유화사들은 롯데지주에 편입됐다. 호실적과 지주사 편입 등의 배경으로 유화사에는 유통 계열사와 비교해 승진인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 관계자는 “임원인사에 관해 많은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 시기와 윤곽은 정해지지 않았다. 실제 발표가 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내용을 알기는 어렵다”고 언급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의 수감으로 8개월간 빈자리를 대신했던 비상경영위원회에 소속됐던 인력들에 대한 승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총수가 구치소 생활을 했던 다른 기업들 역시 복귀 이후 첫 인사에서 공백기를 메꾼 인력들에게 승진인사가 실시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