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항체 기술 기반 치료제 연구·개발… 현재 파이프라인 총 23개 보유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BBB 기술 적용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등
  •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5일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상장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뉴데일리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5일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상장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뉴데일리

    에이비엘바이오는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임상 역량을 갖춰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를 단독 연구하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5일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상장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에이비엘바이오는 차세대 항체 신약 플랫폼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이중항체 기술 기반의 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 파이프라인을 확충하고 있다.

    이중항체는 하나의 단백질이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로, 단일항체보다 결합력과 인체 내 안정성이 높아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능이 우수하다. 하나의 항원만 타깃 가능한 단일항체와 달리, 이중항체는 구조적 조합을 통해 다양한 항원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의 다양한 구조적 결합 특성을 활용해 현재 총 23개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

    이 중 'ABL001'은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와 신생혈관 형성 과정에서의 신호전달물질(DLL4)에 동일 항원을 결합하는 이중항체로, 신생혈관의 생성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001의 기술은 암 치료의 초석이 될 수 있는 기술"이라며 "ABL001이 이중항체 분야에서 차세대 업계 최고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BL301'은 업계 최초로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에 필수적인 혈액뇌관문(Blood Brain Barrier, 이하 BBB) 침투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연평균 14.7%의 성장이 전망되나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ABL301을 활용한 세계 최초(First-in-Class)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면역항암제 분야도 에이비엘바이오가 가진 경쟁력으로 주목된다. 면역항암제는 표적항암제의 뒤를 잇는 3세대 항암치료제로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단일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는 반응률이 15~2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단일항체보다 높은 결합력·반응률을 갖춘 이중항체 기반의 면역항암제가 각광 받고 있다. 최근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의 기술이전 비용은 후보물질당 평균 3억 달러(약 3300억 원)를 상회할 정도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설립 2년 만에 유한양행, 동아에스티, 디티앤싸노메딕스, 미국의 트리거테라퓨틱스 등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과 총 5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올해에만 4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월 동아에스티와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한 데 이어 9월에는 유한양행과 59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트리거테라퓨틱스와는 지난 7월 5억 5000만 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맺고, 지난달 30일 5억 9000만 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부 조직과 외부 연구기관의 협업으로 단계별 임상을 진행하며, 전임상 단계부터 임상 2상 사이에 신약 후보물질을 조기 기술 이전시켜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다.

    이외에도 에이비엘바이오는 라이선스 인(License-In)을 통한 신약 후보 물질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중국의 아이맵(I-Mab)과 3개의 이중항체 후보물질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중국의 우시바이오로직스(WuXi Biologics)와 이중항체 후보물질을 발굴·개발·생산하는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최근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글로벌 기술이전 동향을 살펴보면 거의 비임상 시기에 이뤄졌다"며 "에이비엘바이오는 각 분야의 전문 제약·바이오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해 글로벌 회사에 기술이전하자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후 에이비엘바이오가 임상 역량까지 갖춘다면 단독 연구·개발도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패스트 팔로워'로 노력해왔다면, 앞으로는 더 다양한 글로벌 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의 총 공모주식수는 600만주, 주당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 3000원~1만 7000원, 공모금액 규모는 밴드 최상단 기준 1020억원이다. 오는 6~7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1~12일 일반 공모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상장 예정일은 오는 19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