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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폐지 여부가 결정될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가 개최되자 바이오 업계는 사태를 유심히 지켜보면서도 거래 재개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는 10일 오후 2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할 기심위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심위는 교수, 회계사,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 15명 중 6명, 거래소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기심위는 올해 말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유지나 상장 폐지, 개선 기간 부여(1년 이내) 중 하나를 결정하게 된다. 특별한 사유가 있다면 심사를 1개월 연장할 수도 있다.
바이오 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폐 여부 결정을 앞두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폐까지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발이 묶인 개인투자자들이 많은데다, 바이오 업계의 대장주이라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개인투자자는 7만 8640명으로, 보유 주식은 711만주(지분율 10.74%)에 달한다. 이들이 보유한 주식은 당시 시가로 2조 6374억원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선례에 비춰 봐도 상폐 가능성은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승인했던 한국거래소가 불과 3년 만에 상장 폐지라는 결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5년 7월 나스닥 상장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일주일 뒤에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는 경쟁까지 벌여가며, 삼성바이오로직스 국내 상장 유치에 공들인 바 있다.
바이오 업계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28일 제약·바이오 10개사를 상대로 진행한 테마감리에 대해 경징계를 내린 만큼, 이전보다는 한시름 놓고 차분한 분위기로 지켜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강 건너 불구경'이 된 건 사실"이라며 "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미 (테마감리 관련 회계처리 악재에 대한) 반영이 다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업계에선 어떻게든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가 결론이 나는 게 나은 상황"이라며 "안 좋은 결론이 나더라도 단기적 충격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만약 상폐로 결정이 날 경우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업계에선 다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 재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상폐된다면 역풍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상폐 결정이 난다고 해서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폐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결정 자체가 시장에는 큰 쇼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주식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물론이고, 제약·바이오 주가에 굉장한 타격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금일 기심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폐 여부를 정하지 못한 채 내년으로 결정을 미룰 수도 있다고 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 자체가 급하게 끝낼 일은 아니기 때문에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