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붕괴 이후 자사주 매입·수소차·세대교체 카드로 가파른 반등PBR 0.4배 "주가 과도한 하락 인식"…내년 실적개선 기대감도 높아져
  • 9년 만에 10만원대가 무너지는 등 신저가를 경신하던 현대차 주가가 다시 반등 중이다.

    추락을 거듭하며 시장의 우려감이 확산될 무렵 자사주 매입 효과로 반전에 성공했고, '정의선 시대'개막을 알리면서 상승동력을 다시 장착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지난주(14일) 11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52주 신저가(9만2500원)를 경신했던 현대차는 저점을 찍은 직후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주가 부진을 겪은 현대차가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의 새로운 리더십 재편으로 영업과 실적 등에서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가 반등의 시발점은 자사주 매입 발표다.

    현대차는 지난달 30일 자사 보통주 213만주와 우선주 63만주 등 총 276만9388주, 전체 발행주식 수의 1%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바닥을 딛고 올라서기 시작했다.

    실적 악화에 따라 과도하게 하락한 주가를 지탱하기 위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으로 약 4개월 만에 다시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고 주가는 화답했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단기적인 주가 부양에 그치고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부족한 재료로 꼽힌다.

    반면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에 이어 수소차와 파격인사 카드를 꺼내며 주가상승에 힘을 더하는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11일 수소 및 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 'FCEV 비전 2030'을 공개하고 2030년 국내에서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곧이어 현대차그룹의 사장단 인사 발표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중심의 그룹 지배구조체제가 개편될 것이란 기대감이 더해지며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세대교체로 정체됐던 현대차그룹이 변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증권가 역시 최근 반등에 화답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의 새로운 리더십 재편으로 현대차는 물론 그룹 전반적으로 영업과 실적 등에서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구개발(R&D) 및 전략기술, 상품전략 본부에 외국인, 외부 영입 임원이 수장을 맡는 파격적 인사를 단행했다”며 “큰 폭의 세대교체와 함께 FCEV 비전 발표 등으로 실적회복 기대감을 끌어올려 자동차 업종의 주가 급등을 시현했다”고 진단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연말 인사가 마무리되면 주요 임원의 연령대가 한층 더 낮아져 정의선 수석부회장 세대에 더욱 가까워질 전망"이라며 "리더십의 정상화가 영업과 투자, 실적의 정상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적 측면에서도 현대차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현대차의 12개월 선행 실적 기준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현재 0.4배 수준에 불과하다.

    PBR 1배 미만은 자산을 다 팔고 청산할 때의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로 그만큼 저평가됐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어 최소한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실적에 대한 개선 기대감도 높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올해 37.92% 감소하지만 내년에 다시 36.25%가 늘어 3조86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기저효과가 기대된다.

    팰리세이드, 쏘나타, 제네시스 G80 등 주력 제품들 역시 판매실적 호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