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인수로 재계 순위 6~7위까지 상승현대중공업, 23위 대우조선과 합쳐지면 단숨에 7위까지 순위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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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반부터 국내 상위 10위권 기업들의 인수·합병(M&A)으로 재계 순위 변동이 점쳐지고 있다. 한화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순위를 끌어올려 5위권 진입까지 바라보게 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로 외형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적극적인 M&A를 통한 몸집 키우기로 신성장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먼저 한화는 지난달 말 한화생명을 통해 롯데카드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 롯데의 금융 계열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롯데가 인수 후보자를 결정하고 본격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가 이번 인수전에서 승리해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을 품게되면, 재계 순위를 6~7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순위 상승 뿐만 아니라 재계 위상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기준으로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한화의 자산총액은 61조3000억원으로 8위다. 지난 2017년 58조5000억원에서 4.7% 오른 규모로, 7위 GS그룹(65조원)과는 3조7000억원 차이가 난다.
롯데카드와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 규모가 각각 2조2000억 원과 1조2000억 원에 이른다. 한화가 두 회사를 인수하면 한화의 자산총액은 64조7000억원으로 GS그룹과의 차이는 3000억원까지 줄어든다.
재계 순위 1위는 삼성그룹으로 그 뒤를 현대차그룹, SK그룹, 롯데그룹, 포스코그룹이 잇고 있다. 한화가 이번 인수로 GS그룹을 추월하고 외형 확장을 가속화하면 향후 시너지에 따라 포스코를 제치고 재계 5위권 진입까지 기대할 수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그동안 M&A를 통해 회사를 성장시켜 왔다. 지난 2015년 삼성탈레스, 삼성테크윈, 삼성토탈 등을 인수한 '빅딜'이 한화 M&A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한화토탈은 4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눈 앞에 둔 알짜 계열사로 성장했다. -
현대중공업 역시 M&A로 재계 순위 상승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은 56조1000억원으로 재계 순위 10위다. 인수대상인 대우조선의 자산총액은 12조2000억원으로 재계 23위에 올라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했을 경우, 두 회사의 자산을 합산하면 68조3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8위 한화그룹과 7위 GS그룹의 자산총액을 넘어서는 금액으로 단숨에 7위로 올라가게 된다.
재계 7위는 현대중공업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과거 조선업황이 호황이었던 2008년 현대중공업은 재계 7위까지 올랐지만, 10년 동안 GS와 한화, 농협에 순위가 밀려 현재 10위에 자리하게 됐다.
최근 조선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든 점도 현대중공업에게는 긍정적이다. 지난해 조선 업황이 워낙 안 좋았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를 기점으로 재계 6위 포스코까지 바짝 뒤쫒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쳐지면서 글로벌 조선업계 1위로 자리를 굳히는 동시에 재계 위상도 더 높아지게 됐다"며 "조선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도 현대중공업에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