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간 기업 주요 정보 담은 가상데이터룸 개방 그룹 계열사 퇴직연금 물량 확보, 자본확충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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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다. 최근 숏리스트가 확정된 상황에서 자본 확충 이슈는 기업 가치평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롯데손해보험은 18일부터 6주간 적격 예비인수후보에게 기업의 주요 정보를 담은 가상데이터룸을 개방하고 예비실사와 경영진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다. 

    예비 적격인수후보에는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등 5곳이 포함됐다. 롯데손보는 사모펀드와 외국계금융사 간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적격후보로 선정된 회사들은 내달 중순까지 실사를 진행한 후 4월 초 본입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롯데손보는 매각 희망 가격으로 5000억원 이상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는 2014년 흑자 전환 이후 매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2.3% 오른 913억원을 기록했다.

    매각 이후에도 롯데그룹 계열사 퇴직연금을 기반으로 적립금의 이자율 이익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손보의 퇴직연금 자산은 지난 2018년 말 기준 6조원대로 삼성화재에 이어 손보업계 2위다. 퇴직연금의 44% 가량이 롯데그룹 계열사 물량으로 매각 이후에도 계열사 물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롯데손보가 추가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점은 매각 부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9월 말 현재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157%로 금융당국 권고치를 겨우 웃돌았다. 금융당국은 통상 RBC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 수준으로 파악해 자본확충을 유도한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계획했지만 시장에 매물로 나오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다.

    보험업계는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 평가하는 IFRS17가 2022년 도입될 예정이라 선제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가 늘어 RBC비율 하락으로 연결된다.

    여기에 퇴직연금 원금보장리스크 반영 이슈도 발목을 잡고 있다. 그간 RBC제도에서 퇴직연금 리스크는 운영리스크만 반영되고 신용리스크는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신지급여력제도(킥스)에서는 원금보장형 퇴직연금의 신용리스크가 반영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미 퇴직연금의 원금보장리스크를 보험사 지급여력비율 산출에 단계적으로 반영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리스크 적용비율은 현재 35%에서 올해 6월 70%, 내년 6월 100%로 확대 반영된다.

    퇴직연금 비중이 높을수록 자본 확충 부담이 더 크다는 얘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매각 이슈에 놓인 보험사들은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이뤄지기 어렵다”며 “퇴직연금의 신용리스크를 산출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해야하는 만큼 매각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