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1년 만에 日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복귀 신동주 전 부회장, 한일 롯데 분리경영 주장 여전
  • ▲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
    ▲ 신동빈 롯데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의 ‘원톱’으로 자리매김하며 본인의 위상과 입지를 공고히 다졌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개입 여지가 사실상 차단된 형국이다. 경영권 분쟁 재발 가능성도 끝난 셈이다.

    22일 롯데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최근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법정구속됐고, 도의적 차원에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대내외적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해 1년 만에 대표이사직에 복귀했다.

    롯데 관계자는 “2015년부터 대내외적 어려움과 함께 중국 등 글로벌 시장상황에도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이중고를 겪어왔다”며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한 것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핵심적이고 중추적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롯데가 겪은 대내외적 어려움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검찰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이다. 이 중 외부적 요인이던 검찰의 압박은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지만,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10월 집행유예를 선고 받아 어느 정도 일단락된 모습이다.

    반면 ‘집안싸움’으로 분류할 수 있는 내부 경영권 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경영복귀 의지를 꺾지 않아 여전히 불안요소가 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그간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과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을 수차례 제출해 표결에 부쳤다. 하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로 인해 최근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동빈 회장에 화해를 제안했다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수년간 지속된 경영권 분쟁을 멈추고 화해를 통해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권을 각자 맡자는 편지를 수차례 보냈다는 것.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달라고 주장하는 배경에는 지분구조에 있다. 이 회사의 지분구조는 ▲광윤사 28.1% ▲종업원지주회 27.8%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 10.7% 등이다. 이 중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의 지분 50%+1주를 보유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7년 10월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한국 롯데의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대부분 팔았다. 현재 그가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은 0.23%에 불과하다. 신동빈 회장의 지분 10.4%에 대항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따라 지분구조상 비교적 앞선 위치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 경영에 복귀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신동빈 회장이 한국롯데에 이어 일본에서도 대표이사를 맡으며 더 이상의 경영권 분쟁은 무의미해졌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연초부터 경영권 복귀 의욕을 나타내자 롯데 측에서 신동빈 회장의 일본 대표이사 복귀를 추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부재했을 때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는 마지막 기회였다. 신 회장의 대표이사 복귀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끝났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복귀함과 동시에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 일본 제과부문 기업공개도 진행해 투명경영 강화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