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경영권, 주총 앞두고 개선안 등 당근책 내놔종로 송현동 부지 1만1천평 매각으로 재무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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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진칼의 지배구조를 둘러싸고 강성부 펀드와 기존 경영진의 신경전이 이어지면서 자회사인 대한항공의 주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내달 개최 예정인 한진칼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양자 간의 싸움에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의 지배구조는 조양호 회장과 그 일가(특수관계인)가 33.1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토종 강성부 펀드인 ‘KCGI’가 8.03%를, 국민연금이 7.41%의 지분을 보유하며 뒤를 잇고 있다. 

    한진그룹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 등이 28.93%를, KCGI는 10.81%, 국민연금이 7.34%를 보유 중이다.

    이 한진칼이 다시 대한항공(29.62%)의 최대주주로 있으며 진에어(60%), 칼호텔네트워크(100%) 등 여러 관계사를 거느린 구조다. 대한항공의 2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11.56%를 보유했다.

    증권가에서는 어쨌거나 최근의 논란으로 인해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록 한진이 내놓은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두고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불거져 나오고 있으나, 안팎으로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만큼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진칼의 2대주주인 강성부 펀드 KCGI가 ‘회사의 평판을 실추시킨 인물의 임원 취임 금지’안을 제안했으며 이에 따라 국민적 논란을 겪고 있는 조 회장 일가의 경영권 유지 여부가 당장 오는 3월 주총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쟁점은 대주주들을 제외한 45.29%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이다. 이들 중 다수가 한진그룹의 경영권 교체를 지지한다면 KCGI에 의결권을 양보할 수 있다. 하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지분이 상당수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어느 쪽으로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3일 한진그룹은 지주사 한진칼과 한진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사외이사를 1명 늘리는 등 지배구조 개선안이 포함된 ‘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눈여겨볼 점은 대한항공이 소유하고 있는 ‘종로구 송현동 부지’ 1만1000평에 대한 매각안이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2023년까지 매출을 16조2000억원, 영업이익 1조7000억원을 달성하며 부채비율을 395%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다.

    실제 해당 안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14일 대한항공의 주가는 전일 대비 3.22% 오른 3만6900원까지 상승하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개선안에 대해서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KCGI의 지적사항을 일부 반영했을 뿐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우려도 엇갈리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최근 한진그룹 전반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이 회사의 낮은 배당성향을 감안할 때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송현동 부지에 대한 매각의지, 부채비율 목표를 제시했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며 “송현동 부지 외에도 인천 율도 3만3000평, 제주 정석비행장 38만평도 보유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자산가치 재평가나 추가적 매각으로 부채비율을 대폭 개선하는 청사진 제시도 가능했으나 이들에 대한 계획은 제시되지 않은 점이 다소 아쉽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적어도 송현동 부지는 한진칼 주도로 매각될 계획인 만큼 매각차익으로 인한 이익 개선 및 자본증대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