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 최대주주 올라…금융 계열사 사업 개편 지배구조 단순화에 승계 작업까지…'사내이사 선임' 금 부회장 역할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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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태양광과 방산 계열사를 정리한 데 이어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도 손보면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경영권 승계 작업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과정에서 김승연 회장의 '복심'으로 불리는 금춘수 부회장의 역할에도 주목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에 둔 조치로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공시를 통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로 한화생명의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한화생명, 한화자산운용, 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확립됐다.

    다시 말해 한화 금융 계열사 대부분이 한화생명 지배력 하에 모이게 된 것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투자증권의 자본금이 확충됐다는 점보다 그룹 차원의 사업 개편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에 집중했다. 지난해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시킨 데 이어 8월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S&C를 합병했다. 10월에는 한화지상방산과 한화디펜스의 합병을 결정했다.

    이같은 일련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은 승계 시나리오까지 이어진다. 현재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방산계열사를 포함한 태양광과 화학부문을,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는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담당하고 있다. 막내 김동선씨는 독일에서 요식업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이들이 각 분야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재계에서는 승계 시나리오 역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각 계열사 개편 작업도 이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지배구조 개편 관련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금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이사회 기능 강화 측면이라는 설명이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해 경영기획실을 해체하면서 독립적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며 "주주들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심은 김승연 회장의 빈자리를 대신해 이 과정을 책임질 금춘수 부회장의 역할이다. 이번에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본격적인 책임 경영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다.

    ㈜한화는 2019년 주주총회 안건으로 금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될 예정이다.

    금 부회장은 김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2006년 한화그룹 초대 경영기획실장을 맡아 그룹의 경영 기획은 물론 인사, 재무, 커뮤니케이션, 대관, 법무 업무 등을 총괄했다. 삼성그룹과의 방산·화학 빅딜,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 합병 등을 성사시키며 M&A 전문가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해 경영기획실이 해체된 이후에는 신설된 ㈜한화의 지주경영 부문 대표이사를 맡아 그룹 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지주경영 부문은 각 계열사를 조정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자사주 매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금 부회장은 지난달 25일 보통주 3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금 부회장의 총 소유 주식수는 2만8000주에서 3만1000주로 늘어났다. 지분율 0.03%는 변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