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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가 불법 리베이트 제공으로 대규모 건강보험 급여정지와 과징금 처분을 맞게 됐다. 급여정지는 사실상 시장퇴출의 의미로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번에 적용된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형평성이나 환자들의 불안 가중 등 단점이 드러나 폐지된 규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단순히 동아에스티만의 문제를 넘어 향후 불법 리베이트 관련 처벌이 예상되는 제약사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업계 전반에 타격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5일 동아에스티의 138개 품목에 대한 처분을 발표했다. 87개 품목은 6월 15일부터 2달간 보험급여가 정지되고, 나머지 51개 품목은 과징금 138억원이 부과됐다.
이번 처분은 2009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162개 품목(비급여 18개 품목 포함)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54억70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에 대한 것이다.
급여정지에 대한 처분은 지난해 9월 폐지된 리베이트 투아웃제가 적용됐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2014년 7월부터 4년간 운영된 급여정지 제도다.
해당제도는 1차 리베이트 적발 시 최대 1년간 급여정지, 2회 적발시 급여 적용 대상에서 아예 퇴출시키는 내용이다.
그러나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폐지됐다. 결정적인 계기가 됐던 것은 노바티스의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이다. 노바티스의 불법 리베이트 행위로 글리벡이 급여중단되면서 환자들이 기존의 약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거세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형평성에서도 논란이 됐다. 원칙적으로 불법 리베이트 대상 약제에 대한 급여정지 처분은 동일제제가 없는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지만, 글리벡은 동일 성분의 복제약(제네릭)이 있었음에도 급여정지 대신 과징금이 부과됐다.
이러한 이유로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기존의 리베이트 약가연동제로 대체됐다. 하지만 동아에스티는 리베이트 시기가 법 폐지 이전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적용한 것이다.
복지부도 이번 동아에스티의 처분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는 법제처에 기존의 법령을 적용할지, 새 법령을 적용할지 문의했다. 이에 법제처는 "제재적 처분과 관련한 법령이 개정됐다면, 변경 전에 발생한 사항의 경우 신 법령이 아닌 구 법령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이미 허점이 드러나 폐지된 법령을 적용하는 것을 두고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제약사와 의료기관간의 리베이트 행위로 애꿎은 환자들이 기존에 복용하던 약을 바꿔야 하는 불안감이 발생할 수 있고, 보험재정에도 사실상 도움될 것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급여정지된 의약품 보다 더 고가의 약으로 대체된다면 오히려 보험재정에 피해가 발생하는 결과가 초래된다"며 "제약사에 부담을 주는 것 외에 공익적인 측면에서도 아무런 실익이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급여정지 처분에 갈음한 과징금 부과 기준 확대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약사에는 불법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면서 환자에게 부담을 주는 환경을 조성하지 않고 보험재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충분히 열려있다는 분석이다.
급여정지의 파급력이 제약사가 감당하기에 가혹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급여정지는 사실상 시장퇴출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일정기간의 급여정지 후 다시 처방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급여정지 기간동안 타 의약품으로 대체됐던 약을 다시 환자에게 처방하는 것은 오히려 환자의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며 "급여정지 의약품은 시장에서 다시 회복하기 어려워 제약사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상황에 놓일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불법 리베이트 제공에 따른 약사법 위반 사실은 인정하지만 행정처분이 과도하다는 것.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약사법 위반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행정처분에 있어 상당한 쟁점 사항이 있어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 사법부 절차를 밟기로 했다"며 "이번 행정처분의 부당성과 불합리성에 대해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