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써코니, 보스턴 마라톤 앞두고 두번째 협업완판 행렬, 온라인 마켓서 2~3배 가격에 거래되는 등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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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킨이 도넛 박스에 운동화를 담아 판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품과 패션이라는 이종 산업 간 컬래버레이션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마케터들은 소비자들이 자신의 옷장에서 식품 브랜드를 볼 때마다 얻을 수 있는 스토리가 브랜드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인지하고 이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25일 광고전문지 애드에이지(AdAge) 등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식품 브랜드들이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 제품을 선보이며 브랜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커피·도넛 브랜드 던킨(Dunkin)은 스포츠 브랜드 써코니(saucony)와 협업한 운동화를 선보였다.
오는 4월 15일 열리는 세계적 마라톤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을 앞두고 선보인 던킨 운동화는 써코니의 '킨바라 10(Kinvara 10)' 모델에 던킨 로고와 보스턴이 새겨졌으며 던킨의 도넛 박스에 담겨 판매된다. 가격은 120달러(한화 약 13만6000원)다.
던킨과 써코니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써코니는 킨바라 9(Kinvara 9) 제품에 던킨 브랜드를 입힌 한정 운동화를 2000족 내놨고 이는 하루만에 완판됐다.
이 운동화는 현재 이베이(eBay)와 소셜 커머스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에서 원래 가격의 3~4배에 달하는 300~4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써코니는 지난달 아보카도 운동화, 2015년엔 햄버거 운동화를 선보이는 등 음식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
같은해 KFC는 치킨 그림이 새겨진 드럼스틱 양말과 KFC 할아버지로 불리는 '커넬 샌더스(Colonel Sanders·샌더스 대령)' 얼굴이 새겨진 베개 등을 온라인에서 판매했다.
피자헛은 지난해 운동화에 달려 있는 로고를 누르면 피자가 자동으로 배달되는 기술이 탑재 된 운동화 '파이 탑스2(Pie Tops II)'를 50켤레 한정으로 내놔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마케팅 업계의 관계자는 "식품 브랜드들이 패션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패션업계에 진출하거나 엉뚱한 아이디어를 실현한 것이 아니라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선보인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식품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신발을 신으면서 자연스럽게 일상 속에서 해당 브랜드를 떠올리게 되고 이는 브랜드 매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늘 새롭고 독특한 것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은 이 같은 엉뚱한 협업에 뜨거운 반응을 보인다"며 "이종 산업 간 협업은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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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 브랜드들도 패션 아이템을 선보이며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버거 '쉐이크쉑'은 신세계 분더샵 '케이스스터디'와 협업해 티셔츠, 모자, 가방 등 6종을 선보였다. 신세계에 따르면 이 제품은 판매 3일만에 완판됐다.
빙그레는 지난 2017년 패션 브랜드 '휠라'와 협업해 메로나 신발, 티셔츠 등 당양한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SPA 패션 브랜드인 '스파오'와 함께 메로나, 붕어싸만코, 쿠앤크 등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을 디자인한 티셔츠를 출시했다. 이후 메로나 수세미, 메로나 칫솔 등 생활용품으로까지 범위를 넓혔다.
오리온은 편집매장 '비이커'와 초코파이를 테마로 한 의류를 선보였으며 농심도 삼성물산이 운영하는 브랜드 '에잇세컨즈'와 함께 새우깡 잠옷, 야구모자 등 다양한 패션 제품을 내놨다. 롯데제과는 여성복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함께 죠스바 캐릭터를 활용한 의류를 출시했다.롯데칠성음료는 이랜드의 주얼리 브랜드 'O.S.T(오에스티)'와 손잡고 칠성사이다 시계를 선보였으며 농심은 모닝글로리와 손잡고 '새우깡 노트'를 선보이는 등 소비자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다가가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