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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CJ헬로',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인수 심사에 본격 돌입, 국내서도 공식적인 '방송+통신' 융합이 임박한 가운데, KT와 달리이브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모습이다.
국회 여야간 힘겨루기 속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가 무기한 연기되고 있어, 경쟁사들의 도약을 그저 바라만 보고있는 형국이다.
현재 합산규제가 일몰된 상황에서 KT가 직접 움직여 M&A 협상을 진행, 인수를 마무리 해도 불법은 아니지만, 국회가 합산규제 재도입을 통과시킬 경우 결국엔 딜라이브를 인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케이블TV, 위성방송, IPTV(인터넷TV) 등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가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의 3분의 1(33.33%)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한 제도다. 때문에 현재 30.45%로 시장점유율 1위인 KT(스카이라이프 포함)는 이번 합산규제 재도입시 점유률 6.54%의 딜라이브를 인수할 수 없게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최근 티브로드 합병과 관련해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했다. 임의적 사전심사란 결합하려는 회사가 본계약 체결 전 신속한 심사 결과를 받기 위해 신고 기간 이전에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임의적 사전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하다면 90일 범위 안에서 추가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이 기간에는 자료 보정 소요 기간이 제외되므로, 실제 심사 기간은 120일을 초과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 티브로드의 최대주주인 태광산업과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아직 정식 인수 계약은 맺지 않았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 15일 CJ헬로 주식 인수와 관련해 공정위에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를 냈다. 업계는 공정위 내에서 관련 심사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빠른시일 안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 관련 "심사에는 우선 30일, 추가 연장하면 90일이 소요되는데 3년 전 경험도 있으니 가능한 단축해 결론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KT는 속이 타들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경쟁사들이 어떤 기업들과 인수를 진행할 지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막상 정부의 심사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니 썩 내키지 않는 모습이다.
딜라이브도 위기에 빠졌다. 딜라이브는 대주주인 한국유선방송투자(KCI)가 오는 7월까지 1조원이 넘는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데 M&A가 제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디폴트(부도)' 위기를 맞게 된다.
KT와 딜라이브는 유료방송 합산규제 논의가 언제쯤 마무리될 지 기약이 없어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현재 KT를 둘러싼 여러의혹에 대해 여당은 해당 의혹을 KT청문회에서 밝히고, 이후 합산규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야당은 기존 화재사고에 대한 청문회로만 진행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절충안이 도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KT의 인수가 유력했던 딜라이브를 경쟁사에 뺏길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8000억원 내외에서 인수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M&A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딜라이브의 몸값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쟁사들이 디폴트 직전에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텔레콤의 딜라이브 인수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티브로드 인수를 공식화 했지만, 합병이 마무리 되더라도 LG유플러스에 이어 유료방송 업계 점유율 3위에 그치는 만큼 얼마든지 작업이 가능하다.
딜라이브 입장에서도 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합병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또 딜라이브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는 맥쿼리와 SK텔레콤이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