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 없이 반도체 패키징 가능 고부가 기술제품 두께 줄이고,시스템인패키징 가능하지만… 수조원대 투자 부담삼성전자 시스템LSI 집중 투자 방침 맞물려 이관 가능성 높아져
  •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삼성전기
    ▲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삼성전기
    삼성전기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는 반도체 후공정 기술 PLP(패널레벨패키지) 사업이 삼성전자로 이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직 관련 회사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PLP사업의 이관이 삼성전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조만간 PLP 솔루션 사업팀을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부문에 양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PLP는 인쇄회로기판 없이 패키징하는 고부가 기술로, 기판이 들어가는 제품의 두께를 줄이고 여러 칩을 기판 안에 내장하는 시스템인패키징(SiP) 적용에도 유리하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6년 2640억원을 투자해 충남 천안에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PLP 사업을 시작했지만 이후 적극적인 투자를 못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호조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MLCC 업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어 대규모 투자에 선뜻 나서기 어려워졌다.

    PLP 사업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조 단위 투자가 필요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삼성전기의 재무구조는 이를 부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보유 현금은 1조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PLP는 미래성장동력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만, 지난해 사업을 시작하면서 대규모 감가상각이 진행 중인 만큼 기판사업 비용 증가의 주요인이 됐다.

    실제 PLP사업이 속한 기판솔루션 부문은 지난해 187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적자가 확대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판사업 부진으로 삼성전기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떨어질 것"이라며 "기판사업 부문이 연간 626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PLP사업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워치 외 이렇다 할 적용제품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적자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증권가를 중심으로 PLP가 삼성전자 S.SLI사업부로 이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PLP 관련 투자금액은 5000억~6000억원으로, 감가상각비는 연 1200억원 수준"이라며 "사업을 양도하게 된다면 감가상각비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고 매각에 따른 이익과 현금이 확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기는 PLP 관련 CAPEX를 6000억원가량 기집행했고, 연간 고정 적자가 1300억원 이상임을 감안하면 이관시 재무적 관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갤럭시워치용 일부 AP에만 PLP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어 매출 규모도 미미하고, 스마트폰용 AP 공정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향후에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