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LCD, 광저우 공장도 매각중국 BOE-CSOT-HKC, 대만 샤프 시장 주도中, 벌써 10월 생산량 조절"삼성-BOE·LG-CSOT 협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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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매각하면서 국내 전자업계의 중국 LCD 패널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은 10월 공장 가동률을 68%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직전 달과 비교하면 14%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중국 주요 LCD 패널 제조사들이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전체 공장 가동률 감소를 견인할 것이란 분석이다. LCD 패널 내 중국기업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지난해 기준 세계 LCD 패널 시장의 경우 중국, 대만 기업들이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실제 중국 주요 LCD 제조사들은 국경절 연휴(10월 1~7일) 기간 LCD TV 패널 생산을 1~2주 가량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중국 업체들의 이 같은 행보는 하반기 들어 하락하고 있는 LCD 패널 가격 하락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해 초 122달러였던 LCD TV 패널 가격은 2분기 130달러를 넘어섰으나 이달 들어 다시 124달러까지 하락했다. 이에 재고와 생산량을 조절해 가격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 제조사들은 지난 2월 춘절기간에도 공장 가동률을 56%까지 낮춰 가격을 인상 한 바 있다. 

    옴디아는 중국 주요 LCD 패널 제조사인 BOE, CSOT, 대만 HKC 등의 10월 월평균 공장 가동률이 61%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3사의 올해 상반기 LCD TV 패널 시장 점유율(면적 기준)은 60%를 초과한다. 

    중국 LCD 제조업체들이 최소 연말까지 생산량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업체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디스플레이업계가 LCD 사업에서 사실상 손을 떼면서 글로벌 LCD 패널 가격이 중국에 좌지우지되고 있어서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대형 LCD 패널과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TCL그룹의 자회사인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차별화 여지가 크지 않고 시황에 따른 변동성이 커 경쟁력이 약화된 대형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으로 국내 주요 패널업체로부터 생산되는 TV용 LCD는 자취를 감추게 됐다. 광저우 공장은 국내 디스플레이업계에 마지막 남은 TV용 생산기지 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 보다 훨씬 앞선 지난 2022년 CSOT에 쑤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고 사업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공장 매각으로 CSOT의 대형 LCD 생산량 기준 시장 점유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CSOT가 글로벌 TV 패널 공급(면적 기준)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돼 상위 3개 패널 제조업체의 시장 점유율만 약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LCD 패널 가격 통제력이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LCD 패널 대부분을 BOE와 CSOT 등 중국 패널 제조사에서 구입하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LCD TV의 수요가 견조한데다 LG디스플레이의 TV용 LCD 사업 철수로 LCD 패널의 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양사의 공급망 전략도 변화할지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고객 절반 이상이 한국 기업으로 TCL 차이나스타 기존 고객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면서 “고객이 공급망의 균형을 맞추려고 할 수 있는 만큼 공급망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CSOT의 경쟁자인 중국 BOE와의 협력을 확대하거나 LG전자가 CSOT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