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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자본 1000억원 미만의 소형 증권사들이 사명을 바꾸고 최대주주를 변경하며 사업을 재편하는 등 잇따라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있는 증권업계에서 틈새시장을 공략을 통한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러스투자증권은 사명을 DS투자증권으로 바꿨다.
펀드온라인코리아도 한국포스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골든브릿지증권도 지난달 상상인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들 증권사는 모두 외형적으로 새로운 주인을 만나 새출발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대주주변경 이전까지 부침을 겪어온 회사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출범 이후부터 리먼발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M&A 시장을 두드려 왔다.
신임 대표에는 메리츠종금증권에서 투자은행(IB) 분야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신정호 본부장을 영입했다.
DS투자증권은 신 대표의 특기를 살려 DS네트웍스의 부동산개발 역량과 연계해 부동산PF 사업을 발전시키고 IB사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펀드슈퍼마켓을 표방하며 온라인 펀드 판매시장 주도에 나섰던 펀드온라인코리아도 기존에 주력하던 펀드 매매 중개가 한계에 이르자 한국증권금융을 대주주로 데려오며 신탁업 인가를 추가 취득해 한국포스증권으로 새출발, 증권사로 외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골드브릿지투자증권도 지속적인 경영난과 그에 따른 노사간 고용갈등을 겪어왔다.
계약 체결 3개월 만인 지난해 5월 금융감독원에 대주주 변경을 위한 심사를 요청했다가 상상인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며 심사가 중단되는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기도 했지만 상상인은 골드브릿지증권 인수를 통해 또 하나의 금융사를 두게 된 만큼 지점 확장을 통해 외형성장을 추진한다.
이처럼 새롭게 출발을 알린 DS투자증권, 한국포스증권, 상상인증권 등의 변신은 모두 소형 증권사의 고민에서 출발한다.
증권 업계가 자기자본 3~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소형 증권사들은 자구책 마련과 생존전략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특히 당국 주도 아래 대형화 유도 전략이 급속히 진행되는 반면 소형사를 대상으로 한 정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어 신규사업을 스스로 발굴해 물꼬를 트는 일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카카오의 바로투자증권 인수, 비바리퍼블리카의 증권업 진출 등 중소형 증권사간의 경쟁 역시 가속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는 대형 증권사들의 합종연횡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인수 또는 매각이 필요한 대형 증권사들은 각자 새로운 주인을 만나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만큼 이제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 증권사들은 특화전략 없이는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며 "틈새시장을 공략해 자리를 잡아야 생존도 가능하고 M&A 시장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