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통 고준 대표 후임으로 유통 전문가 이강용 대표 발탁AK플라자 3분기 매출 14.1%↓, 순손실 380억원 적자폭↑작년에 이어 오는 12월에도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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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용 AK플라자 신임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겁다. AK플라자의 새 대표이사로 발탁됐지만 꺼져가는 백화점의 성장동력에 대한 과제를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 이후 지속되는 적자는 지속경영 가능성에 심각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결국 매년 모회사인 AK홀딩스에 대규모 수혈을 받아야 하는 ‘밑빠진 독’이 되는 상황. 이 대표 체제가 일런 AK플라자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지가 앞으로 시작될 임기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19일 애경그룹에 따르면 이강용 AK플라자 상품본부장은 최근 인사를 통해 AK플라자 대표이사로 발탁됐다. 기존 고준 AK플라자 대표는 지주회사 AK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주목할 대목은 이 대표다. 그는 1997년 AK플라자(구 애경백화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바이어로 시작해 원주점장, 분당점장, 상품본부장까지 성장한 순수 ‘애경맨’이다. 기존 고준 대표가 ‘전략통’이었다면 이 대표는 다양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한 ‘유통 전문가’로 꼽힌다.그가 AK플라자의 신임 대표로 발탁된 것도 백화점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실제 현재 AK플라자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백화점 중에서도 명품을 보유하지 못한 AK플라자의 경쟁력이 갈수록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AK플라자는 3분기 219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도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40억원 가량 늘었다.
매출 기여도 1위 점포인 수원점이 스타필드 수원, 타임빌라스 수원의 거센 공세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다른 점포가 문제다. AK플라자의 3분기 매출 하락 폭은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이나 현대백화점의 매출 감소가 1.5~2.1%에 그친 것과 비교해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은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무엇보다 적자가 해소되지 않는 점은 이 대표 체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AK플라자는 지난 2019년 이후 단 한번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002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알짜 자회사 수원애경역사의 합병을 통해 자본금을 1598억원까지 늘렸지만 그 때 뿐이었다. 올해도 적자를 이어가면서 남은 3분기 말 기준 남은 자본금은 112억원에 불과하다.결국 AK플라자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오는 12월 18일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애경그룹의 ‘밑빠진 독’이 되고 있는 셈이다.
AK플라자는 AK홀딩스가 지분 59.82%, 한국철도공사와 애경자산관리가 각각 16.44%, 15.7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한국철도공사의 참여 여부는 현재까지 불투명하다.결과적으로 매출 감소가 적자로, 다시 유상증자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AK플라자의 자체 경쟁력 강화가 불가피하다. 이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의 성장동력이 꺾이면서 리모델링, 복합몰 등 다양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자금 여력에 한계가 있는 중견 백화점의 경쟁력은 더 뒤처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