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관제권 내 불법 비행… 5개월간 900여건신라대, 한빛드론과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구축''탐지-식별-추적-무력화-위해 요소 제거' 등 5단계 대응체계 마련'유해물질 감시', '공공 안전 솔루션' 등 시장 확대 기대감 '쑥'
  • ▲ SKT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시연 모습ⓒ전상현 기자
    ▲ SKT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시연 모습ⓒ전상현 기자

    지난 12일 SK텔레콤이 주최한 '불법 드론 대응 시스템 구축' 행사장. 그동안 국내에서는 불법드론에 따른 피해사례가 크게 대두되지 않았던 터라 해당 시스템이 시장에 과연 필요한가 라는 원론적 의문이 들었다.

    아울러 불법 드론을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이 거의 없었던 만큼, 이번 솔루션이 얼마나 체계적으로 구현될 지에 대한 의구심 역시 컸다.

    그러나 시연과 SK텔레콤이 내놓은 분석 자료들을 보니 이 같은 의심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

    SK텔레콤, 신라대, 한빛드론이 올해 1월부터 5월 말까지 5개월간 김해공항 주변 불법 드론 비행을 추적한 결과, 비행금지 구역 내에서 891건의 비행 시도가 있었다. 비행은 모두 김해공항 관제권(공항 반경 9.3km), 낙동강, 사상역, 사상공단 등 부산 주요 시설 상공에서 이뤄졌다.

    특히 김해공항에서 불과 1km 떨어진 곳까지 접근한 드론도 있어 이착륙 중인 비행기와 충돌 등 아찔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었다.

    이에 SK텔레콤은 불법 드론 대응 체계를 크게 ▲탐지 ▲식별 ▲추적 ▲무력화 ▲위해 요소 제거 등 5단계로 나눴다.

    이날 SK텔레콤, 신라대, 육군53사단, 한빛드론은 김해공항과 2km 떨어진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서 불법 드론 비행을 가정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에는 30여명의 관계자가 참여했으며, 다양한 사양의 드론 5대와 5G스마트폰 12대가 쓰였다. 훈련 현장은 5G망을 통해 부산 신라대 강당 및 관제센터, 53사단 종합상황실로 생중계됐다.

    먼저 '탐지' 과정에서는 신라대에 구축된 '안티 드론 솔루션'이 큰 몫을 담당했다. 본 솔루션은 일종의 '드론 레이더'다. 특수 장비가 20m 높이의 신라대 철탑에 설치됐다. 이 장비는 드론 조종시 발생하는 주파수 신호를 감지해 반경 18km 내 불법 드론 및 조종사의 위치를 파악했다. 비행 금지 구역 내 드론이 이륙하면 비상음과 함께 정확한 좌표가 시스템에 표시됐다.

    '안티 드론 솔루션'의 탐지율은 약 90% 이상이다. 솔루션은 드론 이륙을 10초 내 포착해 드론 및 조종사 위치도 반경 20m 오차 내에서 정확하게 파악했다.

    불법 비행을 파악하면 '식별과 추적'을 위해 '5G 가드 드론'이 출동했다. '5G가드 드론'는 드론에 각종 명령을 내리고 초고화질 영상을 전송하는 'T라이브캐스터' 솔루션과 5G 스마트폰이 탑재돼 있다.

    'T라이브 캐스터'는 안티 드론 솔루션에 표시된 불법 드론 좌표를 곳곳에 대기 중인 가드 드론에 실시간 5G로 전달한다. 5G 가드 드론은 불법 드론 위치로 자율 비행을 통해 이동 후 움직임을 감지· 추적했다.

    T라이브 캐스터와 5G 스마트폰이 촬영한 현장 영상은 실시간 신라대 및 軍 상황실로 전송돼 불법 드론에 탑재된 물체를 식별토록 도와줬다.

    최대 10배까지 확대해도 5G로 선명하게 영상이 전달돼 불법 드론에 폭발물 등 위험물이 실려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무력화와 위해 요소 제거'에는 육군과 '재밍건(Jamming Gun)'이 활약했다. 불법 드론에 폭발물이 확인되자 육군 53사단 5분 대기조가 출동해 재밍건을 발사·위해자를 제압했다.

    휴대가 가능한 소총 모양의 재밍건은 드론 조종사와 불법 드론 사이의 전파를 교란해 드론을 제자리에 정지시키고 강제 착륙 시키는 특수 장비다. 고도 500m에 비행하는 드론까지 제압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불법 드론 대응 체계와 기술을 솔루션 패키지로 만들어 이를 필요로 하는 전국 주요 시설에 확산 적용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불법 드론 대응 솔루션과 5G가드 드론이 국가/산업 주요시설, 학교, 공원 등에서 공공 안전을 지키는 용도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예컨데 5G가드 드론에 환경 센서를 장착, 공장 유해물질 발생을 근거리에서 감시하거나 열 감지 센서로 산불 감시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낙훈 SK텔레콤 5GX IoT/Data그룹장은 "첨단 기술이 새로운 위협을 만들 수 있기에 이를 방어하기 위한 기술 개발 및 솔루션 고도화에도 관심을 높여야 한다"며 "다양한 국가 기관, 학교와 협력해 공공 안전을 위한 5GX 드론 솔루션을 지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