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월 11일 상견례 시작 이후 13개월만에 해결 국면창업자 직접 소통 나서자, 1년 넘게 풀리지 않던 갈등 봉합컴 파트너스, NIT, NTS, NBP, 라인플러스 등 5개사 교섭 청신호
  • 네이버 노사 갈등이 새로운 해결 국면에 들어갔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노조의 부름에 응답한지 12일만에 극적인 합의가 이뤄진 것. 창업자인 이 GIO의 적극적인 소통이 1년 넘게 풀리지 않던 갈등을 봉합하는 데 주효했다는 해석이 높다.

    14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에 따르면 네이버 노사가 6월 5∼6일 교섭 끝에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지난해 5월 11일 상견례를 시작한 이후 13개월만에 이룬 결과다. 노조는 지난 1월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도 최종 결렬되자 쟁의행위에 돌입했고, 5월 교섭을 재개했다. 

    앞서 노사는 126개 단체협약 합의 조항 중 34건의 조항에는 합의를 했지만 단체협약 전문 포함 92개 조항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견을 좁히지 못했던 92개 조항 중 최대 쟁점은 조합원 중 쟁의행위에 참가할 수 없는 '근로자(협정근로자)' 범위 지정이었다. 

    협정근로자는 쟁의 행위에 참가할 수 없는 노조 조합원으로 전기, 통신, 병원, 철도 등 국민의 안전, 생명, 편의 등과 관련한 필수공익사업장에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네이버 사측은 '최소한의 정상적인 서비스'를 위해 협정근로자 지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노조는 지난 '노동 3권 제약'을 근거로 지정을 강력히 반발했다.

    협정근로자 지정 여부를 두고 이어졌던 노사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이 GIO의 등장으로로 새 전환점을 맞게 됐다. 이 GIO가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을 통해 공개 토론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GIO의 제안 이후 노사가 협정근로자 범위를 '공동협력의무' 조항으로 변경하면서 합의를 하게된 것. '은둔형 창업자'로 알려진 이 GIO가 흔쾌히 노조와의 스킨십에 나서면서 노사가 각각 한 발씩 물러났다는 해석이 높다.

    관련 업계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네이버 법인 외 자회사 및 손자회사에 해당되는 5개 법인(컴 파트너스, NIT, NTS, NBP, 라인플러스)에 대한 교섭도 조만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가 결국 화해 국면에 들어간 만큼 교섭 난항을 겪고 있는 자회사와 손자회사 교섭도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 GIO는 네이버 직원 뿐만 아니라 IT업계 종사자들과 격의없게 소통하는 스타일"이라면서 "이번 노사 합의에도 이 GIO의 적극적인 행동이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