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순차입금 규모 지난해 말 7조3000억원헬스케어 법인세 납부·투자 확대 등 재무부담 지속유휴 자산 매각 시나리오 유력…CJ "결정된 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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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의 역대 최대 규모였던 2조원대 쉬완스컴퍼니 인수에 따른 CJ제일제당의 재무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올해 안으로 유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 개선이 단기간 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연이은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5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약 7조3000억원으로 43%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는 쉬완스 인수부담과 함께 IFRS 회계기준 변경 영향으로 1조3000억원의 리스 부채가 예상되면서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약 10조6000억원으로 급격히 치솟았다. 올해 3월 말 연결기준으로 부채비율은 193.8%, 차입금 의존도는 46.4%로 전반적 재무 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다.
최근 쉬완스 인수 부담을 덜기 위해 재무적투자자(FI)에 쉬완스 지분 19%를 매각해 378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급한 불 끄기에 나섰지만, CJ헬스케어 법인세 납부와 국내외 사업 확장에 따른 투자 등을 감안할 때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CJ제일제당은 CJ그룹의 외형확장을 주도해왔다.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와 2030년까지 3개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베스트 CJ'라는 이재현 회장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수년간 그룹 큰 형님으로 인수·합병(M&A)에 앞장섰다.
앞으로도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CJ제일제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3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고 그룹 외형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당연히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재무구조는 악화되는 구조다.
시장도 이같은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CJ제일제당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을 변경한 이유로는 쉬완스 인수로 인한 재무 안정성 저하를 꼽았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CJ제일제당이 FI에 쉬완스 지분 19%를 3780억 원에 매각하는 등 쉬완스 인수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면서도 "종속기업 투자 추이를 고려한다면 단기간 내 뚜렷한 재무구조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가 CJ제일제당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같은 우려를 표했던 다른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락도 현실화될지 지켜봐야 한다. 최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CJ제일제당에 주주 공개서한을 보낸 것도 신용도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CJ그룹의 투자계획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쉬완스 지분 70% 인수에 이어 2021년까지 총 9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진천 송두단지에 대규모 가공식품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경우도 수도권 택배 메가허브(Mega-Hub)터미널 공사는 완료됐지만, 신규투자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그룹이 현금 창출을 위해 유휴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유력해진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시장에서 대표적인 매각 검토 대상으로 거론되는 곳은 가양동 부지다. 가양동 부지는 장부가액이 5000억~6000억원에 달하지만, 실제 시세는 1조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가양동 부지보다 규모는 작지만 구로동 부지도 유동화 여부를 검토할 수 있는 유휴 자산으로 꼽힌다. 구로동 부지는 당초 영등포 공장으로 사용되다 유휴 부지가 됐으며 장부가액은 1700억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중 매각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의 사료사업부 매각설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CJ제일제당이 사료와 축산사업을 하고 있는 생물자원사업부를 네덜란드 사료업체인 뉴트레코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CJ그룹 측은 유휴 자산 매각과 사료사업부 매각 모두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가양동 부지를 어떻게 할 지 여러가지 방면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사료사업부 매각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