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자리 1.5→2평·재배치… 소송 취하·관리비 한시 인하 수협 "강제철거·손해배상 계속 추진"
  • ▲ 노량진수산시장 입주 합의서 체결 기자회견.ⓒ연합뉴스
    ▲ 노량진수산시장 입주 합의서 체결 기자회견.ⓒ연합뉴스
    현대화사업을 놓고 수년째 갈등과 논란을 빚어온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이 제2의 개장, 나아가 정상화를 위한 전환점을 맞았다.

    수협 노량진수산주식회사는 20일 서울 동작구 신시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수협중앙회·옛 시장상인단체와 함께 입주합의서를 맺었다고 밝혔다.

    수협과 옛 시장상인단체는 판매자리를 현재 1.5평(4.96㎡)에서 2평(6.61㎡)으로 늘리고, 기존 입주상인 포함 전체 입주상인을 대상으로 판매자리를 다시 배정하기로 했다. 영업기반 안정을 위해 신시장 관리비를 1년간 한시적으로 20% 낮추고, 주차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입주 상인에 대한 법적 소송을 취하하고 그동안 발생한 부당이득금의 경우 8개월분을 감면하기로 했다. 시장 활성화와 시설물 개선을 위해 수협이 제시했던 300억원 추가 지원도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입주 시기는 입주신청서를 낸 상인을 대상으로 이달 말쯤 잡힐 예정이다.

    수협은 신시장 입주를 거부하는 잔류상인에 대해선 법원명도 강제집행, 손해배상청구소송, 시장 폐쇄·철거를 지속해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수협은 옛 시장에 남아 있는 117명의 상인 중 절반쯤이 신시장으로 추가 입주할 것으로 내다본다.

    수협은 "옛 시장 일부 잔류상인으로부터 입주와 관련해 지속적인 협의 요청이 있었다"면서 "어떤 형태의 불법적 영업 행위도 법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용납될 수 없음을 인식한 결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시장 추가 입주를 결정한 잔류상인을 환영한다"며 "조속한 신시장 입주로 영업이 활성화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옛 시장 잔류상인 일부는 수협 발표에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노량진수산시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수협 발표 내용이 과장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신시장으로 입주하는 상인 규모는 50명 이상이 아닌 30명이 채 되지 않는다"면서 "대부분 옛 시장에서 실제 영업을 하지 않고 점포만 둔 상인들로, 수협 측의 협박에 견디지 못해 이주를 선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아 있는 상인들은 끝까지 시장을 지킬 것"이라며 "서울시는 노량진수산시장을 둘러싼 갈등에 적극 개입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