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서비스-IT부서 등 30여개 직무에 유연근무제 필요성 점검영업점 17곳 2교대 운영, 애프터뱅크 등 시범운영 실시해노조 “유연근무로 운영시간 느는데 인력은 그대로…도입 신중”
  • 다음달 1일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KB국민은행이 일부 직무에 근무시간을 조절하는 ‘유연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사측이 유연근무제 확대를 노조에게 요청했고, 노사가 함께 일부 직무에 대해 유연근무제가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있다.

    주52시간 근무제는 지난해 7월부터 도입됐지만, 금융업은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시행이 1년 유예됐다. 종업원 300인 이상 대형 금융사는 내달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당초 국민은행 사측은 전 직원에 대한 유연근무제 도입을 노조에 요구했으나 노조 측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주52시간 제도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업무 특성상 야근이 잦은 부서 등에 대한 유연근무제 논의에 노사가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현재 검토 중인 곳은 펀드서비스부와 퇴직연금부, IT관련 부서 등 최대 30여개 직무다. 노사는 이번 점검 결과를 토대로 일부 직무에 유연근무제 시범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이미 유연근무제의 일환으로 일부 영업점에 2교대 운영, 애프터뱅크(AfterBank) 등을 실시하고 있다. 2교대 운영지점은 직원이 2교대로 근무하면서 영업시간을 16시에서 19시로 확대한 형태다. 오후 시간에 상담직원을 집중배치 해 고객들의 은행방문 시간대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애프터뱅크는 영업시간을 기존 9시~16시에서 10시~17시, 11시~18시 등으로 다변화한 특화점포 모델이다.

    이 같은 유연근무 영업점은 현재 17곳이나 이중 3곳은 조만간 유연근무를 제외하고 원래 영업형태로 돌아갈 예정이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시범 운영한 유연근무제가 활성화되거나 제대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은행 문이 열린 시간은 늘었지만 사측이 신규채용 등 대책을 따로 마련하지 않아 한정된 인력을 가동하고 있다”며 “직원들의 업무량은 늘고 결국 초과근무를 하는 상황이라 유연근무제 확대시행에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