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크리에이티비티, 브랜드 가치의 영속성에 기여 증명"브랜드의 가치와 핵심 메시지, 진정성있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
  • [프랑스 칸 = 김수경 기자] 나이키(Nike)와 버거킹(Burger King), 애플(Apple)이 올해 칸 라이언즈를 휩쓸었다. 이들은 혁신적인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가 어떻게 브랜드 가치의 영속성에 기여하는지를 글로벌 무대에서 여실히 증명해냈다.

    프랑스 칸에서 지난 21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 칸 라이언즈(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에서는 나이키와 버거킹, 애플이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나이키는 '드림 크레이지(Dream Crazy)' 캠페인으로 올해 광고 업계 최대의 이슈를 만들어냈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30주년 기념 캠페인인 '드림 크레이지'는 인종차별에 맞서 '무릎 꿇기' 시위를 주도한 전 미식 축구 선수 콜린 캐퍼닉이 모델로 등장한다. 

    이 광고 한 편으로 나이키는 미국 사회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캐퍼닉은 '무릎 꿇기' 시위로 리그에서 퇴출당했고 나이키가 그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자 일부 소비자들은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며 불매 운동까지 펼쳤다.

    그러나 '모든 걸 희생해야 할지라도 무언가를 믿어라(Believe in something. Even if it means sacrificing everything.)'라는 '드림 크레이지'의 광고 메시지처럼 나이키가 전한 묵직한 저항정신은 브랜드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더 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드림 크레이지' 광고 이후 나이키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물론 해당 광고로 SNS에서만 최소 4300만달러(약 480억원)의 광고효과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캠페인을 제작한 나이키의 오랜 파트너이자 광고대행사인 위든+케네디 포틀랜드(Wieden+Kennedy, Portland)는 올해 칸 라이언즈에서 올해의 에이전시(Agency of the Year)와 올해의 독립 에이전시(Independent Agency of the Year)를 동시에 수상했다. 
  • 애플(Apple)은 창의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발판으로 마케팅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브랜드를 선정하는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마케터(Creative Marketer of the Year)를 수상했다.

    애플의 홈팟(HomePod) 광고인 '웰컴홈(Welcome Home)'은 애플이 전하고자 하는 브랜드 메시지와 가치를 시각·청각적으로 완벽에 가깝게 표현해냈다.

    광고에 등장하는 장면은 모두 컴퓨터 그래픽(CG)이 아닌 한 땀 한 땀 실사로 구현해 냈다. 

    영화 '그녀(Her)'로 유명한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 감독이 찍은 이 광고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만큼 빼어난 구성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이 캠페인은 TBWA 미디어 아트랩(Media Arts Lab)이 대행을 맡았다.

    토르 마이런(Tor Myhren) 애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올해 칸 라이언즈 무대에 올라 'Simple is Hard(단순한 것은 어렵다)'를 주제로 애플의 브랜드 전략에 대해 공유했다. 

    토르 마이런 부사장은 "마케팅 아이디어는 제품에서 시작된다"며 "거기에 잊지못할 창의성을 입히는 것이 애플 광고의 핵심"이라고 밝혀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 나이키와 애플보다 브랜드 규모는 작지만 혁신적인 크리에이티비티 하나로 칸 무대를 사로잡은 브랜드가 있다. 올해의 크리에이티브 브랜드(Creative Brand of the Year)를 수상한 버거킹이 그 주인공이다.

    버거킹은 글로벌 1위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날드(Mcdonalds)를 따라잡기 위해 매년 기상천외하고 재기발랄한 광고 캠페인을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올해는 맥도날드 매장 근처에서 모바일 앱으로 와퍼를 주문하면 1센트에 판매하는 'Whopper Detour' 캠페인과 교통 체증에 발이 묶인 운전자에게 와퍼를 배달하는 캠페인, 증강현실(AR)을 접목해 광고를 불태우는 '그 광고 태워버려(Burn That Ad)' 캠페인 등 테크놀로지를 접목한 혁신적인 광고를 선보여 칸에서 주목받았다. 버거킹의 광고대행사는 FCB 뉴욕이다. 

    페르난도 마차도(Fernando Machado) 버거킹 글로벌 CMO와 마르셀로 파스코 (Marcelo Pascoa) 버거킹 글로벌 마케팅 총괄은 칸 라이언즈 무대에 서 'Survivor’s Guide to the Adpocalypse(종말에 살아남은 자가 주는 가이드)'를 주제로 크리에이티비티의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마차도 CMO는 "지금까지 온갖 분야의 비평가들이 광고의 종말을 예언했지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개인화된 캠페인을 진행하며 오히려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도달하게 됐다"며 "우리는 광고에 제한하지 않고 디자인, 기술, 제품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크리에이티비티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고업계의 한 전문가는 "칸은 아무리 막대한 자본력을 쏟아붓더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크리에이티비티를 보여주지 못하면 철저하게 외면받는 냉정한 무대"라며 "단순히 창의적인 광고를 보여주기보다 기업과 브랜드의 가치와 핵심 메시지를 진정성있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이키와 애플은 수십년째 브랜드의 가치를 꾸준히 새롭게 증명해내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광고 대행사를 바꾸지 않고 파트너로서 신뢰를 쌓아온 것도 일관된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며 "버거킹은 회사 규모는 경쟁업체나 다른 브랜드에 비해 크지 않지만 크리에이티비티 하나로 브랜드 가치를 대폭 끌어올린 똑똑한 전략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