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HBM4 세계 첫 양산 출하 … 베라 루빈용 PO 확보JEDEC 웃도는 최고 성능 앞세워 AI 메모리 주도권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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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를 설 연휴 이후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하며 AI 반도체 핵심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이전 세대 HBM에서의 부진을 딛고, 차세대 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메모리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공급할 HBM4의 양산 출하 시점을 설 연휴 이후로 확정했으며, 이르면 이달 셋째 주부터 본격적인 출하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해 구매주문(PO)을 확보했으며, HBM4가 적용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 출시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산 시점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고객사 완제품 모듈 테스트에 활용되는 HBM4 샘플 물량도 이번 PO를 계기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관측된다.

    엔비디아는 다음 달 열리는 자사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삼성전자의 HBM4를 탑재한 '베라 루빈'을 처음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HBM4의 양산 출하는 이번이 세계 최초다.

    성능 측면에서도 삼성전자 HBM4는 현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는 개발 초기부터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넘어서는 성능을 목표로 설정하고, 1c(10나노급 6세대) D램과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적용했다. 이 같은 공정 조합은 업계에서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HBM4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JEDEC 표준인 8Gbps를 넘어 최대 11.7Gbps에 이른다. 이는 JEDEC 기준 대비 37%, 이전 세대 HBM3E(9.6Gbps) 대비로는 22% 높은 수준이다. 단일 스택 기준 메모리 대역폭도 전작 대비 2.4배 향상된 최대 3TB/s에 달하며, 12단 적층 기술을 통해 최대 36GB 용량을 제공한다. 향후 16단 적층 기술을 적용할 경우 최대 48GB까지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연산을 지원하면서도 저전력 설계를 통해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 및 냉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로직·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갖춘 세계 유일의 반도체 기업으로서, 원스톱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첨단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정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삼성전자
    ▲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생산 라인.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해 HBM 판매량이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평택캠퍼스 4공장에 신규 라인을 설치하는 등 생산 능력 확충에 나선다. 최선단 공정을 적용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해 양산 출하에 들어간 만큼, 향후 생산 확대 과정에서 수율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HBM를 포함한 전반적인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전체 메모리 시장 수급을 고려해 최적의 HBM4 생산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춘 HBM4를 업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만큼, 시장 주도권을 쥐고 점유율과 공급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고 성능의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기술 경쟁력 회복을 분명히 입증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AI 메모리 시장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