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간담회… "강소 금융그룹 도약나설 터"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 동남아 시장 진출에 '눈독'전 회장 색깔 지우기 논란, "퇴직임원 은행 경험 없어"
  • ▲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JB금융지주
    ▲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JB금융지주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3월 취임 후 100일이 지났다. 그간 외형 성장보단 내실 경영에 주력해온 만큼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취임 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새롭게 영입한 경영진과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펼치며 비은행 보강과 함께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보통주자본비율을 달성하고 지속 가능한 수익 기반을 확보한다면 국내 비은행 금융사의 인수합병을 추진할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동남아 금융시장에서 은행·비은행 진출 기회를 다각도로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까지 보통주자본비율을 맞추는 등 재무건전성 확보가 최우선 경영 목표였다"며 "아직 상반기 실적이 집계되지 않아 구체적인 성과를 판단하기 이르나 올해 말까지 금융당국 권고치인 9.5%를 조기 달성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이 우선 검토하는 글로벌 시장은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으로 대형 시중은행들이 추구하는 기업금융보다 소매금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JB금융은 은행 계열인 전북은행, 광주은행과 비은행 계열인 JB우리캐피탈, JB자산운용을 자회사를 두고 있다. 손자회사로는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과 JB캐피탈 미얀마가 있다. 베트남에는 하노이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손자회사가 진출해있는 동남아 시장이 네트워크가 잘 형성돼 있고 성과도 상당하다"며 "이곳에서 영업망을 확대할 방법의 하나로 인수합병 기회가 오면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인수합병 사례를 갖고 추진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며 "시장 상황에 대한 지식, 판단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해 다른 국가들은 조심스럽게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 회장은 JB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가장 효율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강소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내 은행계 금융그룹 중 규모는 가장 작지만 수익성은 가장 높은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규모의 경쟁은 할 수 없지만 내실 경쟁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수익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벌인 일은 조직개편이다. 기존 4본부 15부에서 4본부 10개부로 축소했다. 지주사 인원도 30%가량 감축했다.

    그는 "불필요한 경비는 대폭 정비하고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다"며 "지주사 인력을 계열사 영업현장으로 보내면서 연초 예정된 비용에서 30% 이상을 절감했으며, 수익성 관리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 영입한 경영진과 확고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펼쳐 금융그룹 색깔을 뚜렷하게 만들 것"이라며 "수익성 강화를 위해 지역 연고의 고객 밀접 영업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전임 회장 색깔 지우기 논란이 빚어진 데에는 "인사개편 관련해서는 조심스럽지만 새로 영입한 상징적인 인물 중 하나가 최고재무책임자(CFO)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전 CFO(이재용 전무)는 은행 경험이 없었으나 권재중 부사장은 SC제일은행과 신한은행에서 CFO에 대한 충분한 업무경험을 갖고 있다"며 "전임자와 상관없이 그룹을 잘 끌고 가기 위한 핵심 인물을 모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취임 초반부터 경영 방향으로 강조해온 '주주가치 제고'도 지속해서 강화할 생각을 밝혔다. 최근에는 지주사 및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약 33만주, 총 18억원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그는 "주주가치를 위해서는 우선 주가가 상승해야 하고 배당을 높여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보통주자본비율을 조기 달성한다는 전제 하에 배당을 최대한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으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측면과 결과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가능한 한 자사주를 매입할 수 있는 방향성을 열어놓고 기회가 되는 대로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통주자본비율 상향만큼 우선순위에 둔 내부등급법 도입도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현재 지주사와 전북은행은 표준방식을 쓰고 있으며, 광주은행만 내부등급법을 도입한 상태다.

    김 회장은 "기존 방향성을 업그레이드시켜 내부등급법 도입에 대한 재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전북은행과 지주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이 난 후 안정성이 확보되면 그룹 내부등급법으로 가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금융지주,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받고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검사를 받는 게 금융기관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제3의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전문가와 함께 여러 가지 경영과 업무에 평가받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받는 것은 미래로 가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