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공급과잉 호재 작용 가능성 나와다만 아직 미중 무역전쟁·한일관계 등 변수 남아있어업황 사이클 낙관적이지만 업계 사이 불안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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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업황 회복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과잉이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한 '다운턴(하락국면)'의 직접적인 요인이었던 만큼 개별적인 생산 차질과 설비투자 축소 등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국가간 이해 충돌 등 불확실성이 가중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일본 도시바(東芝) 등 주요 메모리 제조업체들이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생산을 감축하면서 시장에 공급되는 D램과 낸드플래시 물량이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달 도시바의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 공장에서 발생한 정전에 따른 생산라인 가동 중단 상태고, 한일 양국의 외교 갈등으로 촉발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의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까지 겹쳤다.

    아직 규제로 인한 생산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글로벌 점유율 50%를 넘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 물량의 하락을 막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메모리 업계 '톱3'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 감산 체제에 돌입했다는 추측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말 '생산라인 최적화' 계획을 내놨으며, SK하이닉스도 "올해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10% 줄일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상상인증권은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과점화된 메모리 업계에서 이들 업체가 모두 최대 10% 수준의 감산을 몇개월이라도 지속하면 업황은 단기 반등할 게 자명하다"고 전망했다.

    또한 이들 업체가 올해 일제히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공급물량 조절에 나선 것 역시 최근의 과잉공급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IT전문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D램 생산업체들의 설비투자 규모는 약 170억달러로, 지난해(237억달러)보다 28%나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메모리 업체들이 최근 과잉공급에 대응해 단기적으로 생산라인 가동률을 낮추고, 중장기적으로는 설비투자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수요 측면에서 증가 요인이 이어져 일시적으로는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미중 통상전쟁이 언제 다시 격화할지 알 수 없는 데다 한일 갈등도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업계가 느끼는 불안감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글로벌 경제 관계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