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MS2024서 최신 제품 선보여'eSSD 1강' 굳히기 기대주내년 300단 건너뛴 430단… 2030년 1000단SK하이닉스도 400단 개발 속도
  • ▲ 삼성전자 9세대 V낸드 제품ⓒ삼성전자
    ▲ 삼성전자 9세대 V낸드 제품ⓒ삼성전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에서 촉발된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 경쟁이 낸드플래시 제품으로 옮겨 붙고 있다. HBM과 마찬가지로 얼마나 세밀하게 또 많이 쌓아올리느냐가 관건인데 삼성전자가 300단 가까운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은 최근 9세대 낸드 기술을 적용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데이터가 저장되는 셀(Cell)을 276단까지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4월 양산에 들어간 9세대 SSD의 290단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동안 업계 최고층인 238단을 뛰어넘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고성능장치의 데이터 저장용으로 쓰는 SSD는 그동안 저조한 업황으로 경쟁이 치열한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AI 수요 급증에 따라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추세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기업용 SSD 가격은 수요가 확대되며 올해 하반기 최대 20% 가량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반도체 박람회 FMS(퓨처 메모리&스토리지)에서 공개한 'PM1753'은 괴물 SSD로 불린다. 전작인 PM1743 대비 성능과 전력효율이 각각 1.7배 향상됐다. 대기전력도 5W에서 4W로 줄어 발열에 예민한 AI 서버에 최적화했다.

    짐 앨리엇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AI가 발전할수록 전략 사용량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며 "AI 발전을 위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성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eSSD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47.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 개발을 목표로 2006년부터 지켜온 시장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당장 내년에는 10세대 기술력이 접목된 430단 V낸드 양산이 전망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300단 과정을 건너뛰어 경쟁사들을 따돌리겠다는 것이다.

    업계 2위 SK하이닉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SK하이닉스가 이번 FMS에서 공개한 eSSD PS1010은 최대 용량 15.36TB(테라바이트)로 경쟁업체 제품 대비 70% 향상된 성능을 자랑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321단을 쌓아올린 제품을 양산하고 400단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낸드 사업이 오랜 불황을 끝내고 실적 사이클이 돌아오고 있다"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거대해지만큼 기술 경쟁도 HBM 못지 않게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