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우려에 발행어음·CMA 금리 동반 인하…최대 50bp"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에 밀릴 수도"…운용역량 시험대에노마진 공격적 상품도 눈길…KB증권 연 5% 상품 출격대기
  • 증권업계가 기준금리 인하에 증시자금이 몰릴 것으로 반색하는 한편으로는 발행어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부문에서는 역풍을 맞고 있다.

    이들 상품은 금리가 떨어지면 역마진 우려를 안고 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리스크를 안고 있어 상품 금리 역시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금리가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되면서 증권사 CMA(RP형)와 발행어음 등 주요 상품 금리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CMA 금리는 한은 기준금리와 연동되고, 발행어음, RP 등은 기준금리를 상회하는 수준의 금리를 제공해 인기몰이 중인 단기 상품이지만 이 상품들 역시 금리인하에 연동돼 약정 이자율을 내릴 수 밖에 없다.

    실제 주요 증권사들의 CMA 약정 수익률이 일제히 내려가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들이 CMA 및 일반 RP 약정 수익률을 일괄적으로 25bp 인하하기 시작했다.

    KB증권의 경우 기존 CMA 고객들을 대상으로 매월 일정 조건 충족 시 최대 3%까지 제공하던 우대 수익률 서비스도 종료한다.

    발행어음시장도 마찬가지다.

    NH투자증권은 기준금리 인하 발표 직후인 19일부터 원화 발행어음 상품 금리를 기간 별로 인하했다.

    적립식 발행어음 금리가 연 3%에서 2.5%로 50bp 인하된 것이 눈에 띈다.

    또 다른 발행어음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의 경우는 구간 별 금리를 25bp 선에서 인하폭을 잡았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CMA와 발행어음의 투자 대상인 단기 채권 금리가 떨어져 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며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며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을 유인했던 발행어음도 기준금리 인하 여파에 수익률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발행어음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를 갖기 시작했다.

    발행어음은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1년 이내의 단기 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이제는 저축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저축은행은 유동성 비율 확보를 목적으로 여전히 2%대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내놓고 있으며 파격 고금리 특판도 진행 중이다.

    저축은행의 금리인하는 시중은행에 후행하는 특성까지 감안할 경우 당분간은 발행어음보다는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에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결국 저금리 기조속에서 발행어음과 CMA 시장의 주도권은 증권사별 운용능력이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상황에서 KB증권이 기준금리 인하 발표 이후에도 연 5% 금리를 지급하는 특판 발행어음의 '완판'소요시간에도 관심이 쏠린다.

    발행어음 인가 이후 세번재 상품을 준비 중인 KB증권은 26일 2000억원 한도로 'KB 에이블(able) 발행어음'을 판매한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발행어음 CMA 금리는 1.55%, 약정식 금리는 1개월 1.60%, 6개월 1.85%, 1년 2.05%이며 적립식은 1년 기준 2.75%를 제공한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에도 기존 특판 조건을 그대로 유지해 적립식으로 1년간 가입하면 연 5% 금리를 지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 신규 자금 유치를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며 "22일 카카오뱅크의 연 5% 정기예금 특판이 논란 속에서도 '1초 완판'을 기록한 것을 가만하면 이번에도 뭉칫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